▲ 뉴욕증권거래소
미국 주요 거대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 속에, 지난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이어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도 유사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미 CNBC 방송이 현지시간 28일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알파벳이 앞서 지난 22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서 하루 뒤인 지난 23일 주가가 7% 급락한 점을 짚었습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1천950억~2천50억달러, 우리 돈 약 300조 원으로 종전 대비 상향 조정했고, 이것이 회사의 재무 부담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금 창출 기계' 불려 온 알파벳 등 주요 대형 기술기업, 빅테크들은 그동안 막대한 잉여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지속해왔습니다.
이는 주요 빅테크 주가가 지속해서 상승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이 됐습니다.
하지만, 알파벳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2004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들어서도 자사주 매입을 중단한 게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습니다.
CNBC는 "최근 몇 분기 동안 투자자들은 자본 지출 확대를 견조한 수요와 성숙해가는 사업 매출의 증거로 해석하며 환영해왔다"면서 "하지만 지난주 실적 발표가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된다면, 구글은 더 이상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자본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할 경우 주가가 알파벳과 유사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에버코어ISI의 마크 마하니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알파벳의 자본 지출 확대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비슷한 행보가 나올 가능성을 높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아마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는 1분기 실적 발표 기준으로 올해 한 해에만 최대 7천250억 달러, 약 1천조 원을 인공지능(AI) 인프라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외에도 다른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다, 메모리 가격 급등 영향으로 올해 및 내년 자본지출 상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9일, 아마존은 30일 뉴욕증시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공개합니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하면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계획 집계치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게 월가의 전망입니다.
한편,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확대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금융투자회사 웨드부시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알파벳의 실적에 대해 견조한 수요 앞에서 여전히 데이터센터 용량이 제약된 상태임을 시사한다며 "이는 기꺼이 지출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마존의 잠재적 자본투자 확대 전망에 대해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성장 가속과 아마존의 플랫폼 우위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자본지출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운용사 컬럼비아 스레드니들의 티파니 웨이드 펀드매니저는 CNBC에 "중장기적으로는 이들 기업이 결국 AI 승자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종목들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