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도소에 복역 중인 마약 판매상이 자신에게 마약을 산 구매자는 왜 처벌하지 않느냐며 옥중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담당 형사가 직접 쓴 편지들을 교도소로 전해왔는데, 저희 취재진이 입수한 이 편지 안에는 논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먼저, 동은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필로폰 불법 거래로 지난해 2월부터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53살 노 모 씨의 판결문에는 또 다른 남성 이 모 씨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이 씨는 노 씨로부터 재작년 1월 110만 원을 주고 필로폰을 사려다 미수에 그쳤고 같은 해 2월 320만 원을 주고 필로폰을, 그다음 달에는 무료로 필로폰 샘플을 전달받은 인물입니다.
1년 반 가까이 복역 중인 본인과 달리 이 씨가 처벌은 물론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노 씨는 지난 4월 권익위원회와 서울동부지검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신알찬/변호사 : 마약을 매매했는데 한쪽이 처벌 대상이 아닌 경우는 없습니다. 2년 넘게 입건조차 하지 않았고 피의자 지위가 아니었다는 거잖아요. 그거는 사실 암장에 가깝습니다.]
그러자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편지 한 통이 교도소에 도착했는데, 발신인은 다름 아닌 노 씨와 이 씨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 송파경찰서 마약수사팀 형사였습니다.
형사는 이 씨가 비슷한 시기 다른 마약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어 "포괄일죄로 보고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로 인지하지 않았다"고 편지에 썼습니다.
이 같은 해명에 납득이 되지 않았던 노 씨는 다시 민원을 제기했고, 형사는 교도소로 다시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 씨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하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 중간 통지를 해드릴 테니 참고해 달라"며 3주 전에 보내왔던 편지들과는 완전히 뒤바뀐 입장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마지막 편지에는 "이번 달 안에 이 씨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며 "이제는 진정서를 접수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SBS 취재 결과 서울 송파경찰서는 실제로 지난 5월 중순 이 씨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마약 관련 혐의가 확인된 사람을 경찰이 사건 발생으로부터 2년 넘게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박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