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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낙엽' 허위사실공표죄…이대로 괜찮나 [이브닝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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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제 250조 허위사실 공표죄, 대선 등 주요 선거 때마다 정쟁의 중심에 선 법조항입니다. 상대 후보의 언행에 한치의 오차라도 있을 경우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전가의 보도'입니다.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1항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 등·재산·행위·소속단체 등에 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 등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법원까지 이번 판결이 유지될 경우 대통령 당선은 무효가 되고 국민의힘은 당시 선거비용으로 보전 받은 397억원을 국고에 반납해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통령 역시 같은 죄를 범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1심 유죄, 2심 무죄로 엇갈렸고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뒤 재판이 중단됐습니다. 유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해당 선거에서 낙선한 만큼 당선 무효 처분은 없겠지만 더불어민주당도 434억원의 선거비용을 나라에 반납해야 합니다. 2022년 대선에 출마했던 전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같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상태입니다. 이 법이 정치 현장에서 얼마나 강력한 파급력을 갖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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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현직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내역

①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유죄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진행된 토론회와 인터뷰에서의 두 가지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첫번째는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받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발언입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연락을 주선했음에도 거짓 해명을 했다고 봤습니다.

두번째는 2022년 1월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 소개로 알았을 뿐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고 한 해명입니다. 법원은 장기간 친분을 유지하며 조언을 받고도 유권자들이 판단을 그르치도록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인정했습니다.

② 이재명 대통령 대법원 유죄 취지 파기환송

이재명 대통령 역시 2022년 대선 후보 당시 언론 인터뷰 등에서 한 발언들이 빌미가 됐습니다. 첫번째는 숨진 김문기 처장 관련 '골프 사진 조작' 발언입니다. 이 대통령은 해외 출장 때 김문기 처장과 함께 골프를 친 정황이 담긴 사진에 대해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로 언급했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발언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해외 출장 중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만들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두번째는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압박과 협박이 있었다"고 말한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용도 변경을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했고 국토부의 협박은 없었으므로 핵심 사실을 왜곡한 허위 발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2. '허위사실 공표죄' 논란 및 개정 찬반 분석

이런 공직선거법 제250조를 둘러싸고 개정을 통한 규제 완화 요구와 현행 유지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선거 후보자의 언행을 제약한다는 공박과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반박이 맞부딪힙니다.

① 개정 찬성 측 주장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주장이 핵심입니다. 생방송 토론이나 즉흥적인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부주의한 단어 선택이나 과장, 다의적 표현까지 사법적 처벌 대상으로 삼으면 후보자들의 정치적 발언이 과도하게 위축된다는 것입니다.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단순한 '사실' 뿐 아니라 '행위'나 '맥락'에 대한 주관적 평가까지 허위 여부를 가리는 것은 사법부의 주관적 해석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수 있어 법적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설명입니다.

정치의 사법화도 문제 삼습니다. 선거 결과의 수정은 유권자의 검증과 판단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낙선자 측의 고소·고발과 사법부 판결이 선거 결과를 뒤흔들거나 막대한 선거 비용 반환으로 이어지는 현상은 유권자의 뜻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② 개정 반대 측 주장

선거 공정성과 유권자 권리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후보자의 도덕성, 비리 의혹, 과거 행적에 대한 의도적인 거짓말을 방치할 경우 유권자가 잘못된 정보에 기반해 투표하게 돼 민주적 선거의 가치가 훼손된다고 공박합니다.

흑색선전에 대한 예방효과도 내세웁니다. 엄격한 형사처벌 규정이 존재해야 후보자가 선거에서 무책임한 가짜 뉴스나 흑색선전을 유포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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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해외 대응 사례

우리보다 먼저 민주적 선거 제도를 발전시킨 나라들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 사이에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법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은 수정헌법 제1조릍 통해 정치적 언론·표현의 자유를 최고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직 후보자의 거짓말에 대해 형사처벌 하는 법률은 존재하지 않고 설사 입법을 해도 위헌 판결을 받습니다. 명예훼손 등 민사 소송에서도 '현실적 악의'를 원고가 입증해야 배상이 인정될 만큼 민주적 토론과 유권자·언론의 검증 역할을 우선합니다.

독일은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혐오 발언에 대해서는 처벌이 엄격합니다. 하지만 선거 운동 과정에서 후보자가 한 정치적 주장이나 해명 발언을 이유로 당선 무효에 이르는 형사처벌을 가하는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나 정치적 공방, 언론의 팩트체크를 통해 사법 이외의 테두리에서 해결합니다.

영국은 공직선거법에 상대 후보의 인격이나 품성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에 해를 가할 목적이 명백한 경우"로 한정적으로 적용됩니다.

4. 핵심은 균형

결국 요체는 유권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되 정치적 의사표현을 과도하게 제약하거나 유권자의 종국적 결정권을 훼손하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입니다. 많은 법률 전문가들은 아래와 같은 법 개정 검토를 제안합니다.

① '악의적·조작적 목적성' 요건 명시

단순한 기억의 착오나 과장, 즉흥적 답변, 의사표현의 모호함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대신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명백히 조작·위조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로 구성요건을 엄격히 축소해야 합니다.

② 형벌 체계의 다각화

'벌금 100만 원 이상 당선무효, 선거 비용 반환'이라는 단편적 제재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위반 정도에 따라 과태료 부과, 시정명령, 반론권 보장 등 유연한 제재 방안을 도입해 사법부가 대선 결과를 직접 좌우하는 부작용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③ 독립적 팩트체크와 자율 검증 시스템 강화

법원의 사법적 판단에 의존하기보다 언론과 선관위의 공정한 팩트체크 결과를 선거 공보물이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유권자에게 즉시 공개하는 방식 등을 도입해 정치적·사회적 검증 기능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내란 사태가 없어 윤 대통령의 탄핵이 없었다면 이번 판결은 현직 대통령의 당선 무효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정치적 핵폭탄입니다. 과연 바람직할까요? 그게 무서워 법 적용을 달리하는 것은 옳을까요? 법 개정 필요성을 검토할 때 참고할 만한 가정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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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욱 논설위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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