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 현장 감식
5개월 전 여고생 목숨을 앗아간 은마아파트 화재 사고 유족이 이 사안을 수사하는 경찰을 법 왜곡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오늘(28일) 파악됐습니다.
취재에 따르면 지난 2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로 숨진 여학생 아버지 김 모(59)씨는 수서경찰서 수사 담당자를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오늘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습니다.
김 씨는 고소장을 통해 경찰 수사가 인테리어 업자들의 방화 고의성을 경시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알면서도 법령을 적용하지 않은 법 왜곡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화재 한 달여 전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업자 2명과 전기 시공업자 1명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전기공사업법·소방시설공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김 씨는 방화 죄목도 적용해 이들이 공사로 불이 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따져봐야 했다고 주장합니다.
적어도 미필적 고의 여부를 강제 수사로 확인해야 했다는 주장입니다.
이 사고를 수개월 조사한 강남소방서는 167쪽 분량 보고서를 통해 원인 미상 결론을 밝히면서도 이사 전 공사업자의 부주의가 화재 전기적 요인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부각했습니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주방 천장 안의 전선끼리 안정성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연결된 데다, 그마저도 불연성 보호재로 덮이지 않은 전기설비규정 위반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전기 무자격자들이 전선을 '쥐꼬리 결속'으로 붙이는 등 임의 배선 공사가 신고되지 않아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사전에 이를 적발하지 못해 화재를 막지 못했다는 게 김 씨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 2월 24일 화재 이후 업자들을 조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을 거쳐 관련자들의 혐의점을 살펴보는 등 순차적으로 수사 절차를 밟아왔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배선 작업 과정 문제점을 비롯해 세대 내부에 설치된 정온식 화재 감지기가 작동하지 않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있으나, 5개월여간 결론을 내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김 양이 화재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참변을 당한 건 이사 닷새 만이었습니다.
김 양의 동생과 대피했던 김 씨 아내는 딸을 구하러 현장에 다시 갔다가 머리·어깨에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김 씨 가족은 김 양이 의사를 꿈꿔 입시를 위해 고교 입학 직전 대치동으로 왔습니다.
해당 세대에 세를 얻은 건 은마아파트 4천 세대 중 유일하게 인테리어가 끝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은마아파트 화재 이후 불에 취약한 노후 아파트의 소방 설비를 포함해 안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20년 넘게 끌어오던 은마아파트 재건축 여론에도 불을 지폈습니다.
화재 3일 만에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통합 심의안이 서울시 심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최종 사업시행계획은 이달 2일 인가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