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직 경찰 간부가 불법촬영 덜미가 잡힌 아들의 휴대전화를 폐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장윤기 사건 이후, 경찰 가족들이 연루된 사건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안희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그제(26일) 밤 경찰 내부망에 올라온 글입니다.
고교생 아들이 여교사를 상대로 불법촬영을 시도하다 적발됐다는 내용과 함께, 순진했던 아이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소식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아 휴대전화를 부숴버렸다고 적혀 있습니다.
SBS 취재 결과, 글 게시자는 전북 전주 일대 모 파출소 소속 A 경감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직 경찰 간부가 불법촬영 범죄의 핵심 증거에 해당할 수 있는 휴대전화 은폐를 실토한 셈인데, 피해 여교사의 고소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A 경감의 아들을 지난달 말 검찰에 넘긴 데 이어 A 경감을 최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경찰 간부 아버지를 둔 장윤기 사건 수사 비위 의혹을 고발한 SBS 보도 이후, 경찰 수뇌부가 쇄신책을 꺼내 들었고, 경찰 가족 연루 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A 경감 사례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북경찰청은 지난주 A 경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친족간 처벌특례규정에 따라 직계혈족 처벌은 불가하지만 입건은 가능하다며, 증거인멸 등 수사개입 의혹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 경감은 내부망에서 장윤기 사건에 빗대는 것은 억울하고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피해 교사도 누군가의 자식이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말라 했다" 등 동료 경찰관들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박태영·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