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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의 캐나다 실패 마케팅?…"시작도 끝도 국뽕" [취재파일]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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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들 감정에 호소하기 위해 제작된 한화오션의 영어 버전 동영상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 CPSP에서 떨어진 한화오션이 지난 15일 공개한 '진심을 담아 깊이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한국어·영어 버전 유튜브 영상이 화제입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한화오션이 조금 부족해서 실패했다", "교훈을 새겨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패배를 숨기지 않는 훈훈한 실패 마케팅"이라는 호평이 쏟아졌고, 한화오션도 그런 반응에 흡족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한화오션이 CPSP에서 어떻게 뛰었는지 들여다보면 한화오션의 영상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기술과 MRO(유지, 보수, 창정비), 사양 등을 두고 벌이는 삼엄한 경쟁인데 한화는 정치권력의 지원에 호응하며 국뽕 마케팅에 전념했습니다. 캐나다 대중뿐 아니라, CPSP 결정에 어떤 권한도 없는 한국 대중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세계 무기 시장에서 이런 사례는 찾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승리할 가능성이 낮았고, 패배의 경고음이 일찍이 크게 울렸지만 한화오션은 몰랐습니다. 한화오션의 어떤 이들이 윗선에 거짓 보고를 했거나, 너무 무능해서 경고음을 놓쳤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처절하게 실패의 원인을 찾아야 할 텐데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감상적 영상을 만들어 올릴 뿐… 시작도 국뽕, 마무리도 국뽕입니다. 이러면 K-방산 오래 못 갑니다.

거짓말 했거나, 아예 몰랐거나

CPSP 우선협상대상자는 지난 7일 새벽 캐나다 현지에서 발표됐습니다. 그로부터 6일 전인 지난 1일 방산 소식통들 사이에서 "독일 TKMS가 이겼다"는 유럽발 정보가 유통됐습니다. 기자는 발표 나흘 전인 지난 3일 "한국 정부에 '한화오션이 밀렸다'는 캐나다 측의 비공식 통보가 왔다"는 확실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한화의 여러 고위직들한테 물었지만 "분위기가 좋아졌다는데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서울의 한화그룹 지휘부는 최소한 지난 3일까지는 전혀 몰랐다는 징후가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됩니다. 주말을 보내고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6일이 되도록 패배의 소식은 어느 구석에 꽁꽁 숨었는지 한화오션의 주가는 폭등했습니다. CPSP에서 깨졌다는데 주가가 오르는 기현상은 마치 공포영화 같았습니다. 한화오션 개미들은 7일부터 연일 폭락의 쓴맛을 보고 있습니다.

기자도 입수한 정보들을 한화그룹은 왜 놓쳤을까. 우선, 캐나다로부터 통보를 받은 한국 정부가 한화오션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뭐 그럴 수 있습니다. 정부가 힘을 많이 쏟은 CPSP 패배에 따른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뒷수습할 일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화오션의 CPSP 사업팀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답은 두 가지로 수렴됩니다. 한화오션의 CPSP 사업팀이 캐나다 현지 상황을 전혀 몰랐거나, 알면서도 본사에 "분위기 좋아지고 있다"고 거짓 보고를 한 것입니다. 전자는 무능이고, 후자는 부도덕인데 둘 다 기업에서 용인되지 않는 행동입니다. 대대적인 쇄신이 뒤따름직 하지만 한화오션은 조용합니다. 조용한 가운데 '졌잘싸'를 강조하고 국뽕을 자극하는 동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한화오션 스스로 '졌잘싸'라는데 쇄신은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뒤졌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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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실패한 뒤 한화오션이 제작한 동영상

CPSP 평가 기준만 놓고 보면 한화오션은 독일 TKMS에 시작점에서부터 뒤졌습니다. CPSP는 소음과 피탐 면적 적고, 정찰 능력 향상된 초계 잠수함을 선정하는 사업인데 한화오션의 도산안창호급은 SLBM 잔뜩 꽂은 덩치 큰 공격수입니다. TKMS가 제안한 212CD급은 다이아몬드형 선체 디자인을 적용해 소나 피탐률을 극도로 줄인 날렵한 스텔스 잠수함입니다. 잠수함의 사양에서 승부의 추는 기울었습니다.

212CD급은 실물 없는 페이퍼 잠수함이라고 한화오션 측은 목소리를 높였지만 독일은 지금까지 잠수함 1천7백 척을 건조한 지구 최강 잠수함 기술국입니다. 노르웨이 해군용 212CD급도 짓고 있습니다. 212CD급 페이퍼 잠수함은 어디에도 통하지 않는 어린아이 투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까지 항해한 것을 한화오션은 부각했지만 독일 유보트 잠수함들은 2차 대전 때부터 앞마당에서 뛰놀 듯 대서양을 누볐습니다.

치명적인 것은 50% 배점의 MRO입니다. TKMS는 독일, 노르웨이, 캐나다 등 나토 3국이 212CD급을 운용함으로써 3국 중 어디에 들러도 정비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구성품, 부속 등을 3국이 공유하는 시스템도 독보적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이에 비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한국과 캐나다가 도산안창호급을 공동 운용하는 메리트는 약소할 따름입니다. 한화오션은 무모한 도전을 했고, 독일 잠수함과 진검승부를 벌였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대미문의 K-방산 '국뽕 감성'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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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대해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한 졌잘싸라고 결론 내렸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습니다. TKMS 골리앗이 넋 놓고 방심하지 않는 한 뒤집기 힘든 구조였고, TKMS는 방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한화오션은 쉼없이 "49 대 51 종이 한 장 차이 추격전", "50 대 50의 박빙", "50.1 대 49.9 역전"을 캐나다와 한국에서 노래했습니다. 정치권력도 편승해서 국뽕에 불을 붙였습니다. 패배했고, "나토 동맹의 벽은 높았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지어냈습니다. 국뽕 여정의 대단원은 '진심을 담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동영상입니다.

이렇게 무기 영업에 감성과 감정을 불어넣는 방식은 동서고금 무기 시장에서 전대미문입니다. 폴란드 잭팟 이후 K-방산이 인기몰이하면서 생겨난 한국만의 현상입니다. 감성 같은 낭만적인 요소는 무기 시장에서 먹히지 않지만 한국 방산업계와 정치권력은 점점 국뽕에 치중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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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P에서만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올해 K-방산은 루마니아 장갑차, 폴란드 잠수함, 호주 호위함,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서 잇따라 쓴 맛을 봤습니다. "400조 매출이 날아간 K-방산의 치명적 연쇄 패배", "앞으로 나아진다는 전망도 없다"는 평가가 조용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외부 상황은 악화일로입니다. 어차피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수출할 수 없는 좁디좁은 시장인데 유럽과 일본의 방산 공룡들이 빠르게 깨어나고 있습니다.

K-방산이 살아남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많습니다. 연구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미래 최첨단 기술의 연구개발은 국방과학연구소가 맡되, 나머지 연구개발은 업체들이 자기 자본 쏟아 부어 속도전을 펼쳐야 세계 시장의 속도를 쫓아갑니다. 잔인할 정도로 냉정한 무기 시장을 뚫을 수 있도록 수출 영업 능력도 제고해야 합니다. 예비역 장군 몇 명 넣었다고 해결될 영업전이 아닙니다. 대륙별 영업 전문가를 키우든, 어디에서 데려오든 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밖에도 K-방산이 해결할 일들은 차고 넘칠 지경입니다.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비웃는 낭만적인 국뽕 놀음 할 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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