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8시 29분쯤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경북 경산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폭발 사건은 반복된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점에서 사전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최근 8개월간 피의자와 관련해 세 차례 112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건 전날에는 주민 고소도 접수됐지만 고소 건이 처리되기 전에 8명이 부상한 이번 방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 피의자는 112 신고와 주민 고소가 반복될 만큼 장기간 아파트 관리사무소, 주민 등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민들은 용의자의 지속적인 민원과 소란으로 관리사무소 경리 직원이 여러 차례 교체될 정도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범죄 징후를 사전에 관리할 사회 안전망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폭발 화재의 피의자인 70대 A 씨와 관련해 최근 8개월 새 3번의 112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첫 번째 신고는 지난해 11월께 아파트에서 소란을 피운 내용으로 A 씨에 대한 112에 신고가 접수돼 경찰관이 출동해 귀가 조처했습니다.
지난 4월쯤에는 같은 내용으로 또다시 신고가 됐습니다.
당시 A 씨와 마찰을 빚은 주민이 A 씨를 소란과 업무방해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해당 주민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으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A 씨에 대해 고소장에 적힌 혐의에 해당하는 조처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마지막 112 신고는 사건 발생 전날인 지난 22일 오전 10시 접수됐습니다.
A 씨가 해당 관리실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내용으로, 경찰관이 출동해 상황을 진정시킨 후 A 씨를 귀가 조처했습니다.
이후 이번 사건의 피해자이자 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A 씨를 경찰에 소란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했으나 해당 고소 건이 배당도 되기 전인 23일 오전 8시 29분 A 씨는 방화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같이 112 신고가 주기적으로 들어온 정황이 파악되자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A 씨가 경찰에 신고된 것 이상으로 평소에도 소동을 자주 일으킨 것으로도 증언했습니다.
A 씨는 평소 아파트 운영에 대해 불만을 품어왔으며 최근에도 관리사무실 측에 업무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민원을 제기해 왔다고 주민은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5월 실시한 입주자 대표 등을 뽑는 선거에 감사직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한 남성 입주민은 "A 씨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관리사무실에 있는 경리 직원이 견디다 못해 그만두는 일이 허다했다"며 "8년간 10여 차례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남성 입주민은 "어제 오전쯤에 큰소리가 나길래 창문 밖으로 봤더니 A 씨가 빨간색 확성기를 들고 소리를 질렀다"며 "그러더니 관리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고 기억했습니다.
해당 아파트 주민 박 모 씨는 "A 씨가 하루가 멀다고 고성방가와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힘들게 했다"며 "그런 사람을 경찰이 왜 여태까지 안 잡아갔는지 의문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A 씨는 주민들과 '극한 갈등'을 빚으며 범죄 징후를 남겼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범죄가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도 지적했습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분노 범죄라고 볼 수 있다"며 "경찰 입장에서는 A 씨가 진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있더라도 현재 시스템상 경찰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평상시 행정복지센터와 지역 파출소, 주민자치위원회 등에서 대화의 노력과 함께 맞춤형 소통, 복지 프로그램 등 거버넌스를 형성해 '따뜻한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을 쓸 만큼 이웃과 잘 지냈는데, 요즘은 이웃 간의 분쟁에 대한 갈등 조정이 안 되는 면이 있다"며 "A 씨와 같이 범죄 징후가 있는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이러한 범죄는 앞으로 더 자주,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