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SBS 단독보도

[단독] "술자리 만들어라" 여경들 성추행…'거제왕' 실체 (풀영상)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경남 지역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50대 경찰 간부가, 후배 여경들을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고강도 감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년간 이런 부적절한 행위를 이어왔지만, 지역 내 영향력이 컸던 탓에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먼저 손기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손기준 기자>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이 이달 초부터 성비위 등 의혹으로 경남경찰청 소속 간부 A 경정에 대해 감찰에 나선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감찰팀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수년에 걸쳐 이뤄진 후배 여경들에 대한 성추행 의혹으로, 이번 주부터는 내부 성비위 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실까지 투입됐습니다.

성추행은 주로 술자리에서 이뤄졌고,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여경 숫자만 10명 이상으로, 추가 조사 과정에서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지역 경찰서 관계자 : 술자리 뭐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고, 관계도 뭐 적극적으로 잘 맺으시면서, 인맥 관리 잘하시는 걸로 뭐….]

지역 경찰 관계자는 "같은 부서 직원뿐 아니라 다른 부서, 심지어 지구대 여경들도 그 대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50대 후반인 A 경정은 30년 넘는 재직 기간 대부분을 거제 등 경남 지역에서 근무한 이른바 '향찰'이었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특히 지역 정보와 동향을 취급하는 정보 경찰로 오래 근무하면서 쌓은 두터운 지역 인맥으로 '거제왕'이란 별칭도 얻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지역 내 영향력 탓에 그동안 피해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경찰은 A 경정이 지역 내 기업인 등 주요 인사들과의 술자리에도 부하 여경을 동석시켜 성추행을 저지른 정황도 파악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음주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20대 여성 소방관 사망 사건이 지난달 SBS 보도로 알려진 뒤, 이재명 대통령은 공직 사회 내 음주 관행과 성비위 근절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 15일) : 뭐 술 먹고 노는 거 다 좋은데 그 옆자리에 젊은 이성을 앉히거나 그런 거 하지 마세요. 그거 꼭 사고가 납니다. 젊은 이성의 직원이 노리갯감이 아니잖아요.]

경찰청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통상 지방경찰청 차원에서 다루던 경정 계급이지만, 직접 감찰에 착수하면서 A 경정을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최진회)

---

<앵커>

문제의 술자리를 누가 만들었고 또 후배 여경들은 누가 동원했는지, 고강도 감찰은 이 간부의 측근들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비위 뿐만 아니라 갑질과 하극상 의혹까지 감찰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어서 배성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배성재 기자>

경찰청 감찰팀은 성추행이 이뤄진 술자리들을 A 경정이 직접 마련한 건 아닌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A 경정과 가까운 남녀 경찰 간부 2명이 주로 술자리를 마련했고, 이들이 후배 여경들을 부르면 A 경정이 예고 없이 참석한 뒤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감찰팀은 A 경정과 함께 두 간부도 감찰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지역 경찰 관계자는 "선배 경찰들이 마치 포주처럼 행동했다"고 전했습니다.

감찰팀은 A 경정의 술값 결제를 다른 직원들이 대신 해줬다는 의혹과 A 경정이 출퇴근 시 후배 직원에게 차를 태워달라고 요구하거나, 자신의 사무실 어항 청소를 시키는 등 갑질 의혹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A 경정은 지난 5월 정기 인사에서 경남 지역 다른 경찰서로 전보조치되자 경남경찰청장을 직접 찾아가 항의하는 하극상까지 벌인 걸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그 자리에 동석했던 고등학교 후배 B 총경이 만류하자 "후배는 가만히 있으라"며 상급자에게 폭언까지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경정은 SBS와의 통화에서 "갑질과 하극상 등 의혹에 대해선 감찰 결과가 나온 뒤 입장을 밝히겠다"며, "강압적으로 여경들을 회식에 부르거나 성추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또 '거제왕'이란 별명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일개 과장일 뿐 그런 별명은 황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박태영)

---

<앵커>

이 내용 취재한 손기준 기자와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Q.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나?

[손기준 기자 : 취재 과정에서 한 경찰 관계자에게 A 경정 소속 경찰서에선 "과장실이 서장실을 움직인다"라는 말도 있다고 전했는데요. 지역에서 정보 경찰로 오래 근무한 A 경정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서장까지 쥐락펴락한다는 얘기였습니다. 경남경찰청장까지 찾아가서 본인 인사에 대한 불만을, 그것도 폭언까지 써가며 드러냈다고 할 정도니 그 위세가 대단했던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 보니 A 경정을 따르는 일부 간부들이 후배 여경들을 술자리에 불러 모으고 사실상 성 비위를 저지를 수 있도록 도와준 모양새인데요. 성추행 피해를 당한 후배 여경들이나 갑질 피해를 입은 직원들 대부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한 지역 경찰 관계자는 SBS 취재진에 "말 못하고 가만히 있는 제 자신이 바보 같았다"고 말하며 경찰청에 고강도 감찰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Q. '향찰 논란' 도마 위…감찰 진행 상황은

[손기준 기자 : 대기 발령 이후에 A 경정이 장기 병가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A 경정은 "정확하게 무슨 이유로 경찰청이 감찰을 하는지 내용도 모른다, 성추행이나 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현재는 당사자 조사에 앞서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부터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경찰청은 감찰을 통해 비위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되면 정식 수사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손기준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배성재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광고
광고 영역
SBS 단독보도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