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을 초동 수사한 광산경찰서가 살인범 장윤기로부터 스토킹을 당했다는 베트남 여성의 신고를 받고 부실 대응을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스토킹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장윤기에게 단 한 차례 경고 문자를 보낸 뒤 사건을 입건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윤기는 여고생을 살해하기 이틀 전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 된 베트남 여성의 원룸에 들어가 성폭행한 뒤 스토킹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장윤기의 강간 살인 혐의를 뒷받침할 중요 근거지만 광산서는 이 사건을 살인 사건과 병합해 수사하지 않고 여성청소년과에 맡겨 별도 수사했습니다.
광주경찰청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광산서 첨단지구대는 지난 5월 3일 저녁 8시쯤 베트남 여성 A씨가 112에 스토킹 신고를 하자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광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도 동행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경찰은 장윤기에게 경고 문자메시지 한 통을 보내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장윤기의 공소장엔 '장윤기가 첨단지구대 소속 경찰관에게 스토킹 중단 경고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게 됐다'고 쓰여 있는 것과도 차이가 있는 겁니다.
경찰은 "공소장은 경찰이 아닌 검찰이 작성하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 장윤기가 보이지 않았고 범죄 수사가 필요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베트남 여성 A씨 목에 난 상처를 보고 사건 접수를 하자고 했는데 A씨가 경북 칠곡으로 이사 갈 예정이라 원치 않는다고 했다"며 "이삿짐을 옮길 동안만 신변 보호를 해달라 요청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검찰은 "공소장은 경찰의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작성한다"며 "경고 문자를 보낸 횟수는 새로 확인해봐야 할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윤기는 스토킹 경고 문자메시지를 받은 이후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하고 영산강에 버렸습니다.
이후 이틀 만에 살인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나홍희,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