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제휴사 고객이 적립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도 개정 부가가치세법이 시행된 2018년 이후부터는 부가가치세를 매길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정부가 2017년 시행령 개정만으로 부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것은 '행정 입법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한 것으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오늘(22일) GS리테일이 "2017∼2019년분 제휴 카드사 포인트 결제액에 부과된 부가세를 취소해달라"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일부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또 자동차용품 업체 오토앤이 부가가치세법 개정 이전인 2017년분 포인트 결제액에 대해 부가세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주심 이흥구 대법관)에서도 같은 법리에 따라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파기해 수원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GS리테일은 카드사들과 제휴를 맺고 포인트 적립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고객이 물건을 살 때(1차 거래)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고객은 다음 거래(2차 거래)에서 포인트를 사용해 물품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이후 GS리테일은 카드사에서 포인트 결제액만큼을 정산받았습니다.
오토앤의 경우 제휴사인 기아차에서 신규 차량을 구매한 고객이 매매대금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 받으면, 고객은 오토앤이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포인트를 이용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토앤 역시 추후 기아차에서 포인트 상당액을 정산받았습니다.
쟁점은 제휴 카드사나 제휴 사업자로부터 적립 받은 포인트 또는 마일리지로 결제한 금액에 부가세를 매길 수 있는지였습니다.
현행 부가세법은 구입 당시 일정액을 빼주는 '에누리액'(할인분)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줍니다.
갈등은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포인트 결제액은 에누리액에 해당해 부가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뒤 시행령과 부가가치세법이 잇달아 개정되는 과정에서 비롯했습니다.
정부가 '제휴사 포인트 결제액'에 대한 부가세 부과 근거를 마련하고자 2017년 4월 시행령을 먼저 마련한 뒤 그해 12월 뒤늦게 위임 근거가 되는 부가가치세법이 개정된 것입니다.
대법원은 결론적으로 2018년 개정 부가세법 시행 이전 부가세 부과분에 대해서는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인 시행령'에 근거하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2017년 4월 시행된 문제의 시행령은 자사가 직접 적립한 '자기 적립 마일리지'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봐 부가세 대상에서 제외하되, 제휴사 등 제3자가 적립해준 포인트로 결제한 매출액은 해당 금액을 제3자로부터 보전받는 경우 공급가액에 포함해 부가세 과세 대상이라고 봤습니다.
제휴사로부터 해당 포인트 결제액을 정산받는다면 부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해당 시행령 조항에 대해 "'에누리액'에 해당하는 제3자 적립 마일리지 등을 과세하도록 한 것으로 상위법에 저촉되고,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대통령령만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했으므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2017년 12월 국회도 모법이 되는 부가가치세법을 고쳐 과세표준이 되는 공급가액에 '마일리지 등으로 결제하는 거래'를 넣었습니다.
대법원은 "법 개정으로 시행령이 정한 범위 내에서 부가세 과세표준인 공급가액의 범위가 확대되고, 반대로 공급가액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의 범위는 그만큼 축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해당 법 조항을 위임의 근거로 하는 시행령 조항은 위임 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되는 거래의 범위나 공급가액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입법 정책의 영역에 속한다"며 "입법자는 문제의 시행령 조항에 새로운 위임 근거를 부여해 '제3자 적립 마일리지로 결제받은 부분에 대해 제3자로부터 보전받은 금액'을 공급가액에 포함하겠다는 결단을 드러낸 것이므로 가급적 이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령해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GS리테일이 소송에서 따진 2017년 4∼12월 포인트 거래에 관한 부가세 부과는 취소돼야 하고, 2018년 1월∼2019년 6월 거래 부분은 부가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토앤의 경우 2017년 거래분만 소송의 쟁점이 돼 모두 부가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조세의 종목과 세율 등 납세의무에 관한 기본적·본질적 사항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해야 하고, 법률의 위임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의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무효인 법규명령에 대하여 법률에 의한 위임 근거가 마련된 이후에는 적법하게 과세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했다"며 "입법 정책의 영역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입법자의 결단을 존중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