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와 엔화
일본 엔화 가치가 오늘(22일)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당국이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효과를 두고는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어제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63엔대에 진입했으며,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163엔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엔화 환율이 달러당 163엔대를 기록한 건 198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엔화 가치는 39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전날 발표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경제재정 기본방침 '호네부토'를 통해 확장적 재정 기조가 부각되면서 엔화 매도세가 이어진 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달러 매수세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전날 발표된 호네부토 방침에서 '재정 건전화' 문구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으로 대체되는 등 적극 재정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번 달 들어 162엔대에서 움직이던 엔/달러 환율이 163엔대로 올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이나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 등 일본 연기금의 국내 금융자산 투자 확대 기대감에 엔화를 매수했던 시장 참여자들이 엔화를 되팔면서 약세가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습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환율 동향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적절하게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시장 개입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구체적인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면서도 "우리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도 시장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엔화 약세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정부와 일본은행이 추가로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의견도 나옵니다.
마루야마 린토 SMBC 닛코증권 전략가는 "엔화 가치가 역사적인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엔 시세의 변동성은 낮은 수준으로 안정돼 있다"며 "엔화 가치의 당분간 하한선은 달러당 165엔 정도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원유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개입이 이뤄지더라도,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의 엔화 매수 개입 때처럼 효과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전날 확정된 호네부토 방침에서는 각주를 통해 일본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언급이 추가됐는데, 이는 초안에서 일본은행과 관련해 '적절한 금융정책운영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문구로 인해 채권 시장 등에 충격이 가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각주 역시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리소나 은행의 나카자토 신스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독립돼있다는 당연한 전제를 굳이 써넣음으로써,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정부에 있다는 점을 새롭게 각인시켰다"고 꼬집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