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 개편 압박 속에서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도자가 매수인에게 직접 자금을 대출해 주는 이른바 '집주인 대출' 거래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분당 양지마을 아파트를 29억 원에 매도하면서 17억 원 넘는 근저당을 설정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와 비슷한 거래 방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강남구 자곡동의 한 아파트 매물에는 매매가 20억 원 가운데 "6억 원을 집주인이 대출해 준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20억 원 주택의 경우 현재 금융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4억 원으로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매수인은 주담대를 제외하고 10억 원의 잔금만 자기 돈으로 치르고, 나머지에 대해선 집주인에게 시중 금리 수준의 이자를 내는 방식인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20일) 새로 올라온 서울 송파구 잠실의 다른 매물도 "매도인 대출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로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잔금 마련이 쉽지 않은 매수자와 빠르게 집을 처분하려는 매도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때 활용하는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 기법입니다.
셀러 파이낸싱은 금융권 대출만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경우 매도인이 미지급 매매대금을 담보하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고가주택 시장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됩니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을 당시에도 확산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 역시 분당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매수인에게 17억 7천만 원 규모의 근저당을 설정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아직 셀러 파이낸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갭투자도 투기라고 몰아붙이면서 대출을 철저히 규제하더니 이 대통령은 외상으로 집을 판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당명을 더불어근저당으로 바꿔야 할 판"이라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어제 "등기상 내용은 매수자의 사정에 의한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도 오늘 "이 대통령이 최근 시세보다 낮은 29억 원에 자택 매매를 완료한 건 부동산 정상화라는 정책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재 : 이현영, 영상편집 : 최강산,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