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르스키 군 총사령관 경질 요구 시위
우크라이나에서 국방장관 해임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며 군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결국 총사령관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지시간 18일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주말 군 지휘관들을 소집해 전황 평가를 들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대신할 후임 후보들도 직접 면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선 방어를 빈틈없이 유지하면서 지휘권 이양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총사령관 교체가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갈등은 민간인 출신인 35살의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과 60살인 시르스키 총사령관 사이의 노골적인 다툼에서 비롯됐습니다.
이후 페도로우 전 장관이 지난 15일 전격 해임되면서 내부 위기는 더욱 커졌습니다.
현지시간 16일과 17일에는 참전용사와 현역 군인들이 대규모 시위를 열어 해임 결정에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들은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퇴진을 맹렬히 촉구했으며 집회는 주말인 18일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시위를 주도한 참전용사 드미트로 코지아틴스키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번 시위의 최우선 요구는 시르스키 해임"이라며 쐐기를 박았습니다.
이어 페도로우 전 장관의 재임명도 함께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두 핵심 인사의 갈등은 러시아군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전략과 전술을 두고 불거졌습니다.
지난 2024년 2월 취임한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옛 소련 군부의 전통에 따라 돌격 보병과 포병을 중시했습니다.
특히 병력 희생을 치르더라도 군사적 목표 달성을 우선시해 '도살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과거 육군 총사령관 시절 그는 키이우 방어를 책임졌고 하르키우와 헤르손 반격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바 있습니다.
반면 페도로우 전 장관은 디지털전환부 장관 등을 거쳐 올해 1월 국방장관에 취임한 뒤 드론 전력 강화를 추진해왔습니다.
이와 함께 병력 희생을 줄이고 복무 기간이 긴 병사들을 전역시켜주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했습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자신을 해임해 달라는 이른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임 이튿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페도로우는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국방부 개혁을 가로막고 부패를 눈감아 주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과거 그의 공로는 인정하지만 전쟁의 양상이 바뀌는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적을 최소한의 손실로 물리치려면 총사령관과 총참모장을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군 지휘부 재편을 요구하며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경질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언론의 논평 요청을 피한 채 아직까지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두 사람의 관계가 매우 악화된 상태였다며 "나 없이는 그들이 함께 앉아서 얘기도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습니다.
외신들은 서방 파트너와 나토 관계자들이 페도로우 전 장관의 개혁을 지지해왔다며 그의 갑작스러운 해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시르스키 이전에 군 총사령관이었던 발레리 잘루즈니는 퇴임 후인 지난 2024년 7월부터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로 활동 중입니다.
이번 개각으로 물러난 율리야 스비리덴코 전 총리의 경우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직을 거절했지만 대통령실이 지속적으로 설득할 전망입니다.
주미 대사직은 현재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및 전쟁 지원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외교 요직으로 꼽힙니다.
현재 올하 스테파니시나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는 지난해 8월 부임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러시아 당국 발표에 따르면 현지시간 17일 밤부터 18일 새벽 사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이어져 최소 7명이 숨지고 51명이 다쳤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