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살인적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이 산불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이제 해마다 이런 재앙을 마주해야 할 거란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권영인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붉은 화염들이 드넓은 숲을 집어삼키듯 번지고 있습니다.
밤을 잊은 채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섰지만, 힘에 겨워 보입니다.
지난 주 안달루시아 지역 산불로 주민 12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된 스페인에선 아라곤 지방에 또 산불이 나 이틀 만에 4천 헥타르 이상이 소실됐습니다.
역시 산불 피해가 심각한 프랑스 남부 가르주.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엔 자동차가 뼈대만 남은 채 불타 버렸고, 잿더미가 된 숲에선 가지 끝에 매달린 솔방울들만이 원래 소나무 숲이었단 걸 말해줍니다.
이곳은 지난주 단 하루 만에 축구장 200개 크기의 면적이 불에 탔습니다.
바닥에 보면 이렇게 불에 타고 남은 달팽이집들이 곳곳에 이렇게 널려 있습니다.
[마리/가르 주민 : 산불 연기가 다가오는 걸 보고 이웃들에게 전화를 돌렸어요. 물론 패닉 상태였지만, 서로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주택 2채가 불에 탔고, 포도와 올리브 등 농작물 피해도 컸습니다.
원래 이곳은 와인을 만드는 포도 농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축구장 한 개 크기는 족히 넘어 보이는 이 큰 포도밭이 이번 불로 단 한 그루의 포도나무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불에 타버렸습니다.
스페인 국경 지역에선 고속도로와 철도가 폐쇄되고 주민 1만 명이 대피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사라고사/가르 지역 시장 : 어느 시점에는 마을 전체를 통제해야 했고, 주민들을 외부와 격리한 뒤 마을 전체 주민들에게 외출을 제한하는 봉쇄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심각한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7월 중순 기준 유럽 전역에서 모두 17만 헥타르, 서울시 면적의 2.8배에 해당하는 지역이 불에 탔습니다.
특히, 올여름엔 40도가 넘는 폭염까지 덮쳤던 유럽은 초과 사망자가 1만 명이 넘었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 규모는 해마다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