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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상군 투입 선택지까지…트럼프, 치명타 예고하며 이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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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

미국이 5개월째 이어진 이란과의 전쟁을 결정지을 '한 방'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지상군 투입 시나리오가 다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쟁 개시 후 미군은 공습 작전만으로 이란을 타격해왔습니다.

미군 병력이 이란 땅을 밟은 사례는 지난 3월 말 이란 영토에 추락한 전투기 조종사 구출 때가 유일했습니다.

해병대 및 공수부대 병력과 강습상륙함을 이란 주변에 배치하는 등 지상군 투입을 염두에 둔 듯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지상군 투입은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전면전을 의미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백악관 상황실에서 회의를 열어 참모들로부터 지상군 투입 작전을 보고받은 것으로 미 언론들을 통해 15일(현지시간) 보도됐습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전날 열린 이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국한된 군사작전 범위를 확장해 대규모 공세를 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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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규모 공세'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라고 보도했습니다.

공습을 강화하는 방안, 지하 핵시설을 폭격하는 방안, 그리고 지상군을 투입해 호르무즈 인근 해협의 섬들을 점령하는 방안이라는 것입니다.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언론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이란의 '급소'로 여겨지는 하르그섬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483㎞, 이란 해안에서 25㎞ 거리인 이 작은 섬의 터미널을 통해 이란 원유의 90%가 수출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이후 여러 차례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전쟁 기간 미군은 이 섬의 군사시설을 폭격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원유 관련 시설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국제유가 불안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전후 복구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친(親)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하르그섬에 대한 지상군 투입 여부에 말을 아끼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지상군을 통한 하르그섬 점령 여부를 "말할 수는 없다. 어리석은 일이 될 테니까"라면서 "우리가 그들을 충분히 약화하고 밀어낸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르그섬이 아닌 아부무사, 대툰브, 소툰브 등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요충지로 꼽히는 섬들을 점령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미군이 이곳을 점령할 경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이 약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어느 곳이든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미국도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때처럼 지상군 투입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더욱 악화할 수 있고, 작전이 실패하거나 작전 과정에서 미군 사상자가 나오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란과의 전면전은 국제 원유·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큰 데다, 그동안 지상군 투입에 선을 그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말을 뒤집는 셈이 되기도 합니다.

WSJ은 이란 본토가 아닌 섬을 점령하더라도 미군 병력이 미사일·드론 공격에 노출되는 위험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점령 과정에서 이란의 비대칭 전력에 미군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로버트 하워드 전 해군 중장은 폭스뉴스에 "미군이 지상에 있는 상태에서 이란이 이 섬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는 게 가장 큰 위험이라면서, 점령 자체보다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고 우려했습니다.

결국 이란을 향해 날리는 치명타가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란을 다시 협상장으로 끌어들이도록 압박하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란과 합의 직전까지 간 상황이 막판에 틀어졌다고 공개한 뒤로도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주까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외교적 해법에 대한 발언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이라는 초강수 대신 지하 핵시설이나 발전소·교량을 타격하는 시나리오도 선택지에 있는 것으로 보도되는데, 이때 주목되는 지역은 최근 그가 여러 차례 언급한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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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강암 산 정상의 지하 약 90∼145m 깊이에 터널 형태로 요새화한 지하 핵시설이 건설 중이라는 첩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지하 핵시설 공습 때 사용한 '벙커버스터'를 다시 사용할 가능성을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사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벙커버스터로 뚫었다는 나탄즈·포르도의 시설보다 더 깊은 곳에 있고, 당시 표적 역할을 했던 환기구가 곡괭이산 시설에선 아직 설치되지 않는 등 공격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게 부담이라고 WSJ은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경고한 이란의 발전소·교량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썼던 표현대로 이란을 '석기 시대로 돌리는' 수준의 치명타가 될 수 있지만,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이라는 국제법 위반 논란과 도덕적 비난을 함께 떠안아야 합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재개를 불사할 정도로 발언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자 어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강도 전술을 구사해 마침표를 찍고 싶어 하는 조바심의 방증이라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그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연설에서 "우리는 곧 이란을 패배시킬 것이다. 그들은 매우 곧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상황이 진정되면 유가는 (전쟁 전 수준인) 배럴당 55달러, 어쩌면 그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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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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