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다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미군은 사흘 연속으로 이란에 야간 공습을 감행했고, 이란은 바레인 등 중동 미군 기지를 상대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봉쇄를 재개하고 이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겠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양측이 사실상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전의 대치 상태로 돌아가면서 전쟁 재개에 대한 우려도 점점 더 커지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중동 작전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는 13일(미 현지시간) 최고 사령관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사흘 연속 야간 공습을 단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후 4시 45분(이란 시간 14일 0시 15분)에 시작된 이번 공습은 약 5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중부사령부는 "이란 부셰르·차바하르·자스크·코나락·아부무사·반다르아바스를 포함한 이란 전역의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며 "이란의 해안 방어시스템, 미사일 및 드론 기지, 해상 전력을 향해 정밀 유도 무기를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5만 명 이상의 미군 장병들이 중동 전역에 배치돼 있으며, 미군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치명적인 타격력과 만반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군은 14일 오후 4시(한국 기준 15일 오전 5시)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선박에 대한 봉쇄를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18일 종전 MOU 체결을 계기로 해상 봉쇄를 해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봉쇄 조치에 나선 것입니다.
이로써 미군은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과 봉쇄 조치를 병행하며 사실상 MOU 체결 이전의 대결 국면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나아가 미국이 본격적인 전쟁 재개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미 CBS 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이 지난 7일로 재개됐다고 공식 통보했습니다.
미국은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에 따라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개시한 뒤 48시간 이내로 의회에 이를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의회의 승인이 없더라도 최대 60일간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군사행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에 대국민 연설을 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란 전쟁과 관련한 중대 발표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채널 휴 휴잇쇼'에 출연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며 "오늘 밤에도, 내일도 세게 때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봉쇄 재개에 대해서도 "이란과 거래하는 누구든 그곳을(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며 "나는 (봉쇄와 공격의) 조합이야말로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선박에 선적된 화물의 20%를 통행료로 받겠다는 구상까지 밝혔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통항까지 영향권에 놓이면서 향후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이란 역시 요르단·바레인 등 중동의 미군 기지들을 겨냥해 타격하며 반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혁명수비대는 요르단 국민들을 향해 성명을 발표하고 여론전에도 나섰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여러분은 우리가 요르단과 적대 관계에 있지 않으며, 고결한 요르단 국민을 깊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공습은 자국의 무고한 국민을 살해한 미군에 대한 정당한 반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역내에서 미국 점령군의 기지를 철거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여러분의 행동은 중동의 안보를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요르단을 향해 미군 기지 철수 요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또 바레인에 있는 미군 기지와 무기 창고, 위성통신 센터 등을 타격했다고 이란 누르뉴스가 보도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일반 선박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는 14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유조선 2척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선원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습니다.
UAE 국방부는 "이번 노골적 공격은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심각한 행위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UAE는 영토와 시민, 거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수 있는 전적인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상 걸프 지역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이 벌어지더라도 공격 주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데, 이번 UAE는 직접 이란을 지목하며 공개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