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아버지 휴대전화로 수천만 원을 대출받은 10대 남매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울산지검은 지난달 22일 A양과 그의 남자친구 B군을 강도·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A양의 남동생도 같은 혐의로 법원 소년부에 송치했습니다.
이들은 2024년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가루로 만들어 커피에 섞은 뒤 아버지에게 먹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잠든 틈을 타 아버지의 휴대전화로 은행에서 3000여만원을 비대면 대출 받는 등 계좌에서 총 4천만 원가량을 빼내 금을 구입했습니다.
이들은 금을 되팔아 현금화한 뒤 피부관리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잠에서 깬 아버지가 자녀들이 집에서 사라진 사실을 확인한 뒤 실종 신고를 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경찰은 신고 하루 만에 남매와 B군을 찾아 조사했지만,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출받은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는 B군에게만 적용했습니다.
당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 B군은 A양이 수면제를 먹였다고 진술했지만 A양은 "범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고, 남동생도 "누나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자 경찰은 추가 조사 없이 그대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1월 보완수사를 통해 남매가 공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남매와 B군을 한자리에서 대질조사하자 남매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가루로 만든 후 커피에 섞어 아버지에게 줬다"고 털어놓은 겁니다.
검찰은 A양이 아버지를 수면제로 항거불능 상태에 빠뜨린 뒤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출을 받은 행위는 강도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B군과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취재: 정다은, 영상편집: 김나온, 디자인: 양혜민,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