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에 나섰던 개인투자자가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강제 처분당한 금액이 이달에만 4천억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란 전쟁이 다시 불붙는 데다 반도체 고점 논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수급 왜곡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매매에 따른 청산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추가 하방 압력을 줄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4,25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지난 9일 하루 동안에만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된 주식 규모가 1,422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가 이뤄진 비중은 10.2%로 지난달 9일 1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다음날인 10일에도 816억 원 규모의 주식이 시세보다 낮은 값으로 시장에 풀렸습니다.
위탁매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주식 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로부터 3거래일간 돈을 빌려 매매하는 빚투인데, 기간 내 부족한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가 다음 거래일에 주식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집니다.
증시가 폭락 장세를 이어가자 빚투에 나섰던 개인들의 주식이 대거 청산돼버린 겁니다.
담보 부족 발생 시점과 증권사의 반대매매 집행 간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당분간 추가 청산 매물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어제도 코스피지수는 9% 가까이 폭락해 지난달 19일(9385.59) 고점 대비 27.47% 하락한 상태입니다.
변동성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증시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당분간 시장 심리를 개선할만한 이벤트가 부족해 변동성이 계속될 거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날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 후반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지난 3월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저점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의선,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