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염에도 냉방기기를 마음 놓고 사용하기 어려운 곳이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주거용 비닐하우스인데요. 실내 온도가 40도를 훌쩍 넘지만, 화재에 워낙 취약한 데다 한 번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김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약 300세대가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경기 과천시 꿀벌 마을.
열화상카메라 화면에 비닐하우스 천장이 새빨갛게 표시됩니다.
비닐하우스 특성상 단열과 냉방이 잘 안돼, 그 안에서 살면 여름엔 폭염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천장의 온도가 50도를 넘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지어진 집은 열기를 막아주지 못해 내부는 찜질방처럼 덥습니다.
[방선심/꿀벌마을 20년 거주 : 안에서 취사를 전혀 못해 더워서. 밖에 나와서 해서 갖고 들어가. (안에가 더 덥네요?) 더 덥죠.]
[주민 : 너무 더워서 집 안에서 상추가 이렇게 녹고 있어요.]
이 비닐하우스에만 아홉 세대가 모여 살고 있습니다.
자칫 화재가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건데요.
이렇게 비닐하우스는 가연성 소재로 되어있어 화재에 더 취약합니다.
실제로 이 마을에선 지난해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나 비닐하우스 20여 동이 모두 탔습니다.
행여나 또 불이 날까 주민들은 에어컨을 켜는 게 두렵습니다.
[조도원/꿀벌마을 주민자치회장 : 하우스 밑에 전선이 깔려 있다 보니까 그게 이제 녹거나 아니면 오래돼가지고 삭아서 이게.]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에어컨까지 켠다고 하면 합선이라든가 누전으로 쉽게 이어질 수가 있는…. 비가 왔을 때는 누전 우려가 있고.]
화재 취약성 탓에 과천시는 마을에 열화상 CCTV까지 설치해 화재에 즉각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지난 1년간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화재는 전국에서 152건으로, 모두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기후 위기로 폭염은 해마다 더 심해지지만, 화재 우려로 주거용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폭염을 피할 방법을 찾기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하륭,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김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