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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폭염에 갇혀도…"에어컨 설치도 못 한다" 울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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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도 이 정도인데, 지구 반대편 유럽은 그야말로 살인적인 폭염에 갇혔습니다. 지난달 더위로 인한 추가 사망자가 4천7백 명이나 나왔지만 프랑스에서는 에어컨 하나 제대로 설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파리 권영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산불이 나흘째 계속돼 지금까지 1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1천4백 명이 대피했고, 피해 면적만 6천6백 헥타르, 축구장 9천240개 면적과 맞먹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폭염을 피하려는 시민들로 도심 수영장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파리시는 센강에 이런 수영장 3곳을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했습니다.

[엘리야스/파리 시민 : 집에 선풍기가 있는데 바람이 불어도 약하고 심지어 더운 바람이에요. 그러니 열기를 식히는 데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아요.]

40도를 넘나드는 살인적 폭염이 다시 찾아왔지만, 낡은 선풍기 한 대를 돌려가며 버티고 낮에는 창문을 차양막으로 가린 채 어둠 속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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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딘/파리 시민 : 낮에는 차양막(덧창)을 모두 닫아둘 수밖에 없어요. 저녁에 열이 식으면 다시 열고요. 하루 종일 선풍기 한 대를 여기저기 들고 다니는 게 일과가 됐어요.]

에어컨 보급률은 25% 수준.

지난달 폭염으로 인한 서유럽의 초과 사망자가 4천7백 명에 달하지만, 프랑스는 지금 에어컨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태입니다.

에어컨을 달려면 실외기가 건물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는 자료 등을 마련해 시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거주하는 공동주택 입주민 절반 이상의 동의도 구해야 합니다.

이 절차만 보통 수개월이 걸리다 보니 주민 동의 없이 무단으로 설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필립/파리 시민 : 이웃들이 그냥 이유 없이 반대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차라리 물어보지 않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동의를 받아도 실외기 에어컨 공사비만 1천만 원이 넘고, 이마저도 올여름은 예약 만료입니다.

설치 후에도 소음 기준을 위반하면 강제 철거당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실외기 없는 에어컨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미 물건이 동났습니다.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자, 폭염 대책 실패를 이유로 정부 불신임안까지 의회에 제출돼 부결되기도 했습니다.

최소한 병원과 학교 등 필수 공공시설에서는 에어컨 규제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크지만, 대다수 프랑스 사람들은 최악의 폭염을 에어컨 없이 견뎌야 하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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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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