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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챗GPT 들어와!" 의외의 품목들이 '대표' 꿰찬 이유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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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 핵심요약

현실 소비 반영:

국가데이터처가 5년 주기로 실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개편을 통해 챗GPT 등 생성형 AI 구독료와 마라탕, 샐러드 등이 신규 편입되고 땅콩, 고사리, 유치원 납입금 등은 제외됩니다.

디지털 품질조정 과제: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선례처럼 AI 구독료 편입은 진전이지만, 요금제 다변화와 기능 확장에 따른 '품질조정(Hedonic Regression)'을 어떻게 적용할지가 정밀한 물가 측정의 핵심입니다.

데이터의 진화:

영국의 빅데이터 도입 사례처럼 한국의 물가 통계 역시 단순 표본 조사를 넘어 국제 분류체계에 맞춘 복잡한 데이터 과학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챗GPT 구독료가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마라탕과 샐러드도 함께 들어갑니다. 반면 땅콩과 고사리, 유치원 납입금은 빠질 예정입니다. 2026년 7월 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 기준개편(2020년→2025년) 추진 계획의 핵심 내용입니다. 겉으로 보면 "요즘 유행하는 거 다 넣었네?" 정도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건 단순한 품목 교체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디지털 구독경제로 본격 이행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1. "5년마다 바꾼다"는 게 무슨 의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원래 5년마다 대표 품목을 전면 개편합니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번에 2020년 기준을 2025년 기준으로 바꾸고, 대표 품목을 기존 458개에서 변화된 소비 트렌드에 맞춰 455개로 조정했습니다. 왜 5년일까요? 경제·사회 구조와 가계 소비 패턴이 그 정도 주기로 크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영국 통계청(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ONS)은 매년 바스켓을 손보고, 한국도 주기적으로 가중치를 갱신합니다. 한국도 이제 그 흐름에 맞춰가는 겁니다.

2. 챗GPT 구독료, 물가에 들어간다

새롭게 추가되는 품목은 밀키트, 조립식 수납가구, 스마트워치, 전기차 충전료, 클라우드 저장공간 이용료, 소프트웨어 구독료, 온라인쇼핑 구독료, 영유아 강습료, 마라탕, 샐러드 등 모두 10개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소프트웨어 구독료입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챗GPT·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구독료는 물론 오피스 프로그램 구독료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클라우드 저장공간 이용료, 온라인 쇼핑 멤버십 구독료(쿠팡 와우, 네이버플러스 등)도 새로 들어갑니다. 디지털 생활비가 이제 공식 물가통계의 일부가 된 겁니다.

3. 왜 지금? 구독경제가 일상이 됐기 때문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4년 캐나다 가계는 케이블·위성·스트리밍 서비스에 113억 캐나다달러(약 11조 8,000억 원)를 지출했습니다. 영상·오디오 구독 서비스 가격은 2019년 대비 21.0%, 2014년 대비 52.7% 올랐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구독이 일상화되면서, 이제 이 지출을 물가에서 빼놓을 수 없게 된 거죠.

4. 마라탕·샐러드는 왜? 외식 구조가 바뀌었다

외식 품목도 달라집니다. 마라탕과 샐러드가 새로 들어가고, 김치찌개 백반과 된장찌개 백반은 '찌개 백반'으로 통합됩니다. 이건 소비 트렌드 변화로 해당 메뉴들이 가격 변동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관찰점이 됐다는 뜻입니다. 영국 통계청(ONS)도 바스켓 품목을 고를 때 "가격 파악의 용이성, 연중 가용성, 해당 시장 대표성"을 본다고 설명합니다. 마라탕이 들어간 건 소비 트렌드 변화로 통계적 대표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5. 땅콩·고사리는 왜 빠졌나? 기준이 있다

다섯 번째, 제외된 품목들도 이유가 명확합니다. 국가데이터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액이 312원 이상이어야 편입되는데 탈락 품목들은 이 기준에 미달했습니다. 유치원 납입금, 학교 보충 교육비, 보육시설 이용료, 회화 용구 등 4개 품목은 무상교육 및 정부 지원 확대로 조사 의미가 사라졌습니다. 블랙박스와 도시락은 지속적인 가격 조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빠졌습니다. 즉, 품목 선정은 감성이 아니라 데이터로 결정됩니다.

6. 돼지고기는 국산·수입산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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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품목은 더 세분화됩니다. 돼지고기는 국산과 수입산으로 구분하고, 전기동력차는 하이브리드 승용차와 전기 승용차로 나눕니다. 공기청정기는 공기청정기와 습도조절기기로, 온라인 콘텐츠 이용료는 온라인 게임 이용료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료로 분리됩니다. 이건 소비 비중이 커진 품목을 더 정밀하게 추적하겠다는 의도입니다.

7. 가중치가 진짜 중요하다

품목 편입보다 더 중요한 건 가중치입니다. 국가데이터처의 최근 가중치 개편 동향을 보면 가계 지출 변화에 따라 주거비, 광열비 등의 가중치가 조정되는 추세입니다. 반면 '교통 및 운송' 내 일부 항목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보급이 늘면서 석유류 지출 비중이 줄어든 영향을 받습니다. 2025년 기준 서비스가 전체 물가 가중치의 57.8%를 차지하게 됐는데 이는 2022년보다 서비스 비중은 확대되고 상품 비중은 42.2%로 줄어든 겁니다. 영국 통계청도 "바스켓 품목 변화는 대표성 확보를 위한 것이며, 가중치는 별도의 지출자료로 매년 갱신한다"고 설명합니다. 챗GPT 구독료가 들어가도, 실제 물가 영향은 가중치가 결정합니다.

8. 국제 기준도 함께 바뀐다

이번 개편은 국제 분류체계 개정도 반영합니다. 한국은 UN 통계처의 새로운 목적별 개인소비분류인 COICOP-2018과 한국 표준목적별 개별 소비지출분류 개정을 함께 적용합니다. 이건 2006년 이후 처음입니다. 유럽연합의 통계기구인 유로스탯이 관장하는 HICP(Harmonised Index of Consumer Prices)도 매년 1월 자료 발표가 2월 말로 밀리는 이유 중 하나가 연간 가중치 업데이트와 분류 변경 때문입니다. 한국의 이번 개편은 국제 표준과의 정합성을 높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9. 여기서 반전

챗GPT 구독료 편입을 과대해석해선 안 됩니다.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은 이미 인터넷 서비스, 영상·게임 구독, 음악 콘텐츠 등을 세부 항목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BLS는 통신·TV 서비스에서 인터넷 속도나 채널 수 변화에 대해 헤도닉 회귀분석(재화를 구성하는 개별 특성에 가격을 매기는 통계 기법) 기반 품질조정을 사용한다고 설명합니다. AI 구독도 요금제 차이, 무료·유료 전환, 번들링, 프로모션, 기능 확장 등으로 "같은 상품의 같은 품질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즉, 편입은 진전이지만, 디지털 생활비 전체를 완벽히 포착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10. 영국은 이미 3억 개 가격을 수집한다

한국의 이번 개편은 시작일 뿐입니다. 영국 통계청은 2026년부터 식료품 CPI에 수퍼마켓 등의 스캐너 데이터를 도입해 식료품 시장의 약 50%를 커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집 가격 수가 기존 월 2만 5000개에서 약 3억 개의 가격 데이터 포인트로 늘어납니다. 한국도 장기적으로는 디지털화된 소비를 더 자주, 더 세밀하게 추적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개편이 말해주는 더 큰 변화는 이겁니다. 물가통계는 이제 단순 조사원 표본수집을 넘어, 국제 분류체계 개정, 대규모 거래데이터, 디지털 상품 품질조정 같은 더 복잡한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챗GPT 구독료가 물가에 들어간 건, 물가통계가 이상해진 게 아니라 현실을 따라잡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진짜 관전 포인트는 이제부터입니다. 이들 항목의 실제 가중치, 품질조정 방식, 프로모션·번들·거래데이터를 어떻게 반영하느냐. 한국이 여기까지 진전하면, 이번 개편은 단순한 품목 교체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 CPI로의 본격 이행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최종 결과는 2026년 12월 18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Deep Dive Q&A

Q1. 챗GPT 구독료가 인상되면 내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큰 폭으로 오르나요?

A1. 품목에 편입되더라도 실제 전체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가중치'가 결정합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총지수 1,000을 기준으로 각 품목의 지출 비중을 할당하는데, 생성형 AI 구독료가 속할 소프트웨어 항목의 가중치는 식료품이나 주거비에 비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개별 구독료가 오르더라도 전체 CPI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하지만, '체감 물가' 측면에서의 상징성은 큽니다.

Q2.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주요국들은 생성형 AI 구독료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요?

A2. 미국 노동통계국(BLS)이나 유럽 통계청(Eurostat) 역시 디지털 구독 서비스를 '정보통신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 카테고리에 포함해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다만, AI 모델이 고도화되면서 가격은 그대로인데 성능이 대폭 향상되는 경우(품질 변화), 이를 물가 하락으로 계산해야 하는지 등 '품질조정(Hedonic Quality Adjustment)' 방법론을 두고 전 세계 통계학자들의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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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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