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뜻밖의 경고가 나왔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이 장차 미국과의 심각한 통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일본 언론을 통해 제기된 겁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를 한국 기업이 독식하고 있으며, 미국 마이크론을 포함한 3대 장벽의 D램 점유율은 무려 90%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미국에선 이 같은 과점 구조를 놓고 법적 분쟁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소비자와 중소기업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고대역폭메모리, HBM 생산을 늘린다는 핑계로 범용 D램 공급을 줄여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렸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AI 메모리 공급이 한국에 지나치게 쏠릴 경우, 과거 1980년대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미·일 반도체 분쟁'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당시 미국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일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통상 압박을 가했고, 결국 반도체 협정을 통해 시장 강제 개방과 가격 규제를 관철시켰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반도체의 독주가 계속된다면 미국 정부가 미국 현지 공장 이전, 추가 투자 요구 같은 무역 압박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역설적이게도 과거 미국의 일본 견제는 한국과 타이완이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하는 발판이 됐지만, 이제는 우리가 그 견제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에 800조 원을 투입해 국내에 공장 4곳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향후 업황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천800% 이상 폭증하는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도, 이 같은 미래 통상 리스크와 공급 과잉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며 주가가 하루 만에 8% 넘게 급락했습니다.
(취재 : 이현영, 영상편집 : 이다인,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