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출전 정지 징계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인 발로건을 16강전에 출전시키기 위해 개입한 사실을 인정한 셈인데, 전 세계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월드컵 32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퇴장당해 다음 16강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미국 공격수 발로건.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반칙이 아니고 고의성도 없었다며 발로건을 엄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건 파울이 아니었어요. 반칙조차 아니었습니다. 그냥 전속력으로 달리던 두 사람이 우연히 부딪힌 것뿐입니다.]
그러면서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징계 재검토를 요구했다는 걸 시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정말 불공평한 거죠. 그렇게 하면 안 돼요. 그래서 FIFA에 재검토를 요청했습니다.]
정치가 축구에 개입한 것 아니냔 비판엔 이렇게 답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그 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FIFA의 사법기구, 즉 징계위원회는 독립적이라면서 발로건에 대한 징계를 유예해 16강전에 출전할 수 있게 한 건 트럼프 전화와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지시로 러트닉 상무장관과 백악관 월드컵 T/F 책임자인 앤드루 줄리아니가 발로건 징계 취소를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며, "월드컵 96년 역사상 가장 대담한 계획 중 하나"라고 비꼬았습니다.
미국과 16강전에서 맞붙은 벨기에 팬들은 스포츠 정신을 훼손했다며 발끈했고,
[니콜라스 다르단/벨기에 축구팬 : 레드카드를 받았다가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FIFA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진심으로 이건 축구가 아닙니다.]
미국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리즈 존슨/미국 축구팬 : 만약 누군가 재심을 요청하면 스포츠 규칙이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규칙이 왜 있는 거죠?]
유럽축구연맹은 "전례 없고 정당화할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피파를 비난했습니다.
당장 월드컵에서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16강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은 공격수 마이클 올리세에 대한 경고 취소를 FIFA에 요구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도 16강전에서 퇴장당한 수비수 자렐 콴사의 징계에 항소를 검토 중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전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