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의 학원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과목이 절대평가로 전환된 뒤 영어 사교육 참여율과 월평균 사교육비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당국이 절대평가 도입으로 경쟁과 사교육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셈입니다.
곽나람 숭실대 연구교수 등은 한국교육사회학회 학술지 '교육사회학연구'에 이런 내용을 담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이 사교육 수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연구진이 교육부와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정부가 절대평가 도입을 발표한 직후인 2015∼2016년에는 영어 실질 사교육비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제도가 시행된 2017년(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후 상승 폭도 확대됐습니다.
국어나 수학 등 다른 주요 과목과 비교해도 영어의 사교육비 증가 추세가 더 뚜렷했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해당 연구는 초등학생 약 93만명, 중학생 약 87만명, 일반고 학생 약 126만명 등 306만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일반고 학생의 영어 월평균 사교육비는 절대평가 시행 첫해인 2018년 10만2천원으로 전년(9만1천원)보다 1만원 넘게 뛴 뒤 지속적으로 올라 2024년에는 15만7천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영어 사교육 참여율도 2017년 35.3%에서 2018년 38.1%로 오른 뒤 2024년에는 48.8%를 기록했습니다.
연구진은 절대평가 이후 상위권 학생들의 영어 사교육 참여는 늘고 하위권은 감소하는 '양극화'도 관찰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상위권 학생들이 1등급 확보를 위해 사교육을 더 받으면서 전체 사교육 감소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사교육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입시제도와 학교 교육, 사교육 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