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꽁초
금연 기간이 길수록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단계적으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희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연구팀은 지난 2002년부터 202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성인 140만 3천636명을 평균 10.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며 노인성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입니다.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흡연 상태를 기준으로 참가자를 비흡연자, 지속 금연자, 현재 흡연자로 나눴습니다.
이 가운데 일시적으로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웠거나, 흡연 상태가 불규칙한 사람은 '지속 금연자'에서 제외했습니다.
분석 결과 추적 기간에 모두 5만 8천519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새롭게 발생했으며, 현재 흡연자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24.6% 높았습니다.
금연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뚜렷하게 낮추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금연 기간별로는 2년 미만인 사람들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현재 흡연자보다 10.1% 낮았습니다.
이어 2∼3년 금연군은 23.4%, 4∼5년 금연군은 17.6%, 6∼7년 금연군은 29.0% 위험이 각각 감소했습니다.
8년 이상 장기간 금연을 유지한 경우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41.8%나 낮아졌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단순한 통계적 연관성을 넘어 흡연이 뇌에 미치는 생물학적 손상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결과를 보면 흡연은 체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만성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뇌혈관 기능 저하와 혈액-뇌 장벽 손상을 일으킵니다.
이런 변화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인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과 타우 단백질 이상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금연을 하면 이런 손상이 점차 완화되면서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서서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입니다.
특히 연구팀은 금연 직후부터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 신호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담배를 끊은 지 2년 미만인 사람은 평생 비흡연자에 견줘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13.6% 높았지만, 현재 흡연자보다는 위험이 낮았습니다.
2년 이상 금연할 경우 그 위험 수준은 비흡연자에 근접하는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이는 담배를 끊은 직후부터 일부 뇌혈관 기능과 염증 반응이 회복되기 시작하지만, 흡연으로 누적된 신경퇴행성 손상이 충분히 완화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존 연구들과 달리 전체 치매가 아닌 알츠하이머병만 따로 분석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동안 대다수 연구는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모두 합친 '전체 치매'를 분석해 왔는데, 흡연은 혈관 손상과 신경퇴행을 동시에 일으키는 만큼 질환별 차이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입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수십 년 전부터 병리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어서 금연 효과 역시 단기간보다는 장기간 유지될 때 더 크게 나타난다"며 "8년 이상 장기 금연군에서 가장 뚜렷한 위험 감소가 확인된 게 이를 방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