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에서 피카소를 비롯한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전시 기획사는 지역에서 희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취재진이 확인해 보니 작품 대부분이 복제품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품이라 우기던 기획사는 취재가 시작되자 말을 바꿨습니다.
TBC 남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3월부터 대구에서는 전시회가 하나 열렸습니다.
피카소의 희귀작과 유품들을 공개한다는 전시인데요.
이렇게 대구 전역 곳곳에 포스터까지 붙이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는데, 이 전시 과연 어떤 건지 저희가 직접 한번 가봤습니다.
'피카소 인 대구'라는 제목으로 전시가 한창인 대구의 한 전시관.
이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20세기 입체파 거장인 파블로 피카소의 스케치와 유화 등 희귀작들입니다.
피카소가 직접 사용했다는 작은 노트들도 공개돼 있습니다.
전시 기획사 측은 모든 작품이 진짜라며 감정서를 제시합니다.
[전시회 관계자 : 남들이 감정서 얘기하잖아요. 이 감정서가 여기 이렇게 대놓고 보여주고 있어요. 여기 봤더니 다 가짜래. 그래서 일부러 원화랑 맞는 감정서를 이렇게 해놨어요.]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피카소의 노트는 피카소 제자의 아들인 '데이비드 피카소'가 직접 가져왔다고 설명합니다.
[전시회 관계자 :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피카소가 스케치한 스케치 노트예요. 이게 한 30년 동안 썼던 노트거든요. 이게 처음 보는 피카소 가족의 사진.]
과연 진짜인지 취재진이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피카소 재단에 문의했습니다.
피카소 재단은 "이 전시는 저작권 허가를 전혀 받지 않았으며, 전시 중인 작품들도 위작이 우려된다"라는 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감정서에 나와 있는 교수 역시, "자신은 피카소의 작품을 감정한 적이 없으며, 검사 방법과 직함도 모두 다르게 적혀있다"고 취재진에게 밝혀왔습니다.
피카소 작품들과 함께 전시된 반 고흐와 모네 등이 그린 유화 작품들을 빌려왔다는 갤러리에서도 "어떤 미술품도 보내거나 대여해 준 적이 없고, 전시를 허가한 적도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TBC 취재가 시작되자 전시 기획사 측은 "피카소와 반 고흐, 모네의 유화 작품 중 진품은 없고, 모두 복제품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전시회 관계자 : 레플리카에 대한 부분, 그린 거를 지금 여기 전시하고 있는 겁니다. 다 레플리카입니다.]
이에 한국미술저작권관리협회에서도 전시 기획사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석 달 넘게 2만 원 안팎의 입장료까지 받은 피카소 전시회, 주요 작품 대부분이 복제품으로 드러난 만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가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박종영 TBC, 디자인 : 김세윤 TBC)
TBC 남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