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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달라도 BTS로 하나죠"…아미가 점령한 '유럽 수도' 브뤼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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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S 공연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 브뤼셀 지하철역

1일(현지시간) 오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후 첫 벨기에 공연이 열린 브뤼셀 보두앵 국왕 경기장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보두앵 경기장행 6호선 지하철 승강장에 들어오는 열차마다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했습니다.

차마 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수 차례 열차를 그냥 보낸 한 노신사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무슨 일이냐고 묻자, 인파 정리를 위해 나와 있던 브뤼셀 대중교통회사 STIB 직원은 "BTS 때문에 지하철 편수를 2배 늘렸는데도 이 지경"이라고 곤혹스러워했습니다.

지하철 열차는 BTS 복장과 소품을 갖춘 아미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만원 객차에서 대다수 승객들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 있었지만, 표정에서는 설렘이 묻어났습니다.

기자에게 지하철 문이 잘 안 닫히니 가방을 조심하라고 말을 붙인 20대 커플 에프릴과 남자친구 알렉스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BTS 공연을 보러 왔다고 했습니다.

필리핀 출신인 에프릴은 8년 전 마닐라에서 BTS 콘서트를 챙겨 볼 정도로 골수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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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커플은 당초 오는 6~7일 런던 공연을 보러 가려했으나 예매에 실패해 차선책으로 브뤼셀을 택했다며, 런던보다는 호텔비가 다소 덜 들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습니다.

안전 우려로 외부로 나가는 개찰구를 하나만 열어 놓은 탓에 지하철에서 내린 후 지상으로 빠져나가는 데까지도 족히 20여 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아미들은 불평 대신에 '아리랑' 등 BTS 노래를 함께 부르며 흥을 발산했습니다.

개찰구 앞에서 대화를 나눈 핀란드의 18세 고교생 로니아는 초등학생 때부터 BTS 노래를 듣고 자랐다며, 3년간 용돈을 모은 끝에 BTS '직관'이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입장까지 아직 한참 남은 시점이었지만, 경기장 앞은 이미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갓과 도포에 고무신까지 착장한 젊은 남성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있길래 혹시 한국인인가 싶어 가보니 26세의 벨기에 청년이었습니다.

브누아라고 이름을 밝힌 이 남성은 작년에 한국에 갔다가 고궁에서 한복에 매료됐다며, 도포는 최근 파리에서 구입했고 갓은 한국으로 주문을 넣어 배송받았다고 말했습니다.

8년째 BTS 팬이라는 그는 유럽 다른 나라 아미들은 BTS 콘서트를 보러 일부러 외국에 나가야 하는데, 자신은 거주지에서 BTS 콘서트를 직접 보게 돼 꿈만 같다고 감격스러워했습니다.

한글로 손수 '브뤼셀'이라고 적은 티셔츠를 입고 있던 중년 여성 베로니카(53)는 25살 난 딸 샤론을 보디가드 삼아 나흘 전 이탈리아 피렌체를 떠나 브뤼셀에 도착했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딸보다 BTS를 훨씬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BTS 덕분에 난생처음 브뤼셀에 와봤다며, BTS가 유럽인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브라질계 스웨덴인 로드릭은 공연장 앞에서 'ARIRANG 영원히 함께 BTS'라는 문구를 담은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뒷면에는 "우리는 이 종이로 BTS 멤버들을 놀라게 해주고 싶습니다. 콘서트에서 우리 모두 아리랑을 부를 때 이 종이를 들어주세요"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기 때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계 아내를 따라 아미로 입문했다는 그는 직접 인쇄해 온 전단지 4만 장을 배포할 요량으로 일찌감치 공연장에 도착했다면서 "한국 피를 이어받은 아내의 영향인지 아리랑을 들으면 한국인들이 느끼는 정서에 공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웃었습니다.

이날 공연장 밖 곳곳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들도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었습니다.

30대 경찰관 케니는 이날 저녁에는 벨기에 축구 대표팀과 세네갈의 32강전도 잡혀 있어 바쁜 날이 될 거 같다고 말하면서도, BTS 공연에 대해서는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축구 경기에서는 흥분한 관중들로 돌발 상황이 자주 생겨 긴장감이 높지만, 공연을 보러 온 BTS 팬들은 "평화로운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하철 역에서 빠져나오는 인파들을 한번 보라. 95% 이상이 여성이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경찰관 케나는 BTS 노래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내와 어린 아들이 열렬한 팬이라 BTS 노래를 잘 알고 있다며 "건전하고 서정적인 BTS의 노래를 좋아하는 성향이라면 (치안 유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공연에는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인근 국가뿐 아니라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장거리 원정 관람을 온 팬들도 적지 않다고 경찰은 귀띔했습니다.

브뤼셀 현지 한국 식당이 공연장 앞에서 판매한 김밥, 떡볶이, 양념치킨 등 한국식 스트리트 푸드에도 발걸음이 계속 이어져 한식의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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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브뤼셀 공연은 현지시간 2일까지 이어집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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