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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에 수소탱크를 얹은 트램, 도심을 달리는 이유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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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 핵심요약

탄소 배출 없는 도심 교통수단으로 전기 트램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전차선 없이도 달릴 수 있는 수소전기트램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로템이 개발·양산 중인 수소전기트램은 자체 연료전지로 전력을 만들어 움직이며, 2027년 이후 대전, 울산 등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 철도를 수소로 대체하려는 정책이 확산되며 수소철도 시장은 연 30%씩 성장 중이지만, 국내 제도 정비와 가격 경쟁력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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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트램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도심 교통의 탈탄소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과제가 아니다. 전기차, 그리고 전기 트램(노면전차)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램은 한 번에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면서도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도시 대중교통의 친환경 전환 카드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문제는 '전기를 어떻게 공급하느냐'다. 전통적인 전기 트램은 머리 위 전차선에서 전력을 끌어와야만 움직일 수 있다. 도심 한복판에 전선과 전봇대가 늘어서는 구조라, 경관을 해치거나 문화재 인근 노선에서는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차선 없이도 달릴 수 있는 '무가선' 트램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그 해법으로 배터리, 슈퍼커패시터, 수소 등 여러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왜 수소인가

수소가 주목받는 이유는 에너지 밀도에 있다. 슈퍼커패시터 방식은 정거장마다 짧게 충전을 반복해야 해서 정거장 간 거리가 500m 안팎으로 제한된다. 배터리 방식은 저장 용량의 한계로 장거리 운행에 불리하다.

반면 수소는 짧은 충전으로도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은 순수한 물뿐이라, 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런 흐름이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럽에서는 탄소 절감을 위해 디젤로 운행하던 철도를 수소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수소 고속차량 개발과 수소 공급 설비 구축에 정책 자금을 지원했고, EU는 전철화되지 않은 구간에서도 수소연료전지 철도차량 노선을 건설할 수 있도록 관련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은 2040년까지 자국의 모든 디젤 철도차량을 수소 및 친환경 철도차량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소철도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매년 30% 가까운 속도로 성장하며, 10년 뒤에는 약 3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이 흐름에 가장 앞서 있는 곳이 현대로템이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수소전기트램 개발을 마치고 양산에 들어갔으며, 2027년 이후부터 대전, 울산 등에서 상용화 운행 예정이다. 다만 현대로템의 글로벌 철도차량 시장 점유율은 2.1%로 세계 10위 수준이어서, 수소철도라는 신생 시장에서 입지를 어떻게 넓혀가느냐가 관건이다.

길이 35m, 지붕 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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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트램은 전차선 없이 자체 연료전지로 전력을 만들어 움직인다. 김명한 현대로템 수소모빌리티개발팀 팀장은 이 구조 덕분에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고, 고전압이 흐르는 전차선이 없어 안전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크기는 일반 버스 4대와 맞먹는다. 길이 35m, 폭 2.65m, 높이 4m에 5개 모듈로 구성되며 승차인원은 245명(최대 305명)이다. 양산형 트램에는 175리터급 수소탱크 12개가 탑재되는데, 수소량으로 환산하면 약 84kg이다. 완충 시 만석 상태로 2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가장 비싼 부품은 연료전지다. 아직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단가가 높은 편이지만, 기술 발전과 생산량 증대가 이뤄지면 가격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템은 구체적 차량 단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울산시 입찰 공고 기준으로는 약 78억 원 수준이다.

설계에는 세심한 디테일도 곳곳에 담겨 있다. 야간 시인성을 위한 점멸 장치는 일반 도로교통법과 유사한 기준을 따르고, 수소 충전구는 충전소와 통신하며 충전하는 구조라 역류 위험이 없다. 출입문은 폭 1.3m로 넓게 설계해 휠체어나 유모차도 수평으로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기관실에는 연료전지 출력, 수소·배터리 잔량, 고장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모니터와 18개의 카메라가 설치돼 기관사가 차량 안팎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이런 설계는 2023년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연료전지와 수소탱크는 승객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바닥 높이를 지면에서 35cm로 낮춘 저상 구조라 하부에 장치를 둘 공간이 없어, 핵심 장치를 모두 지붕 위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심장과 연료통, 배터리, 모터 그리고 안전장치

핵심 부품은 네 가지다.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수소를 안전하게 담는 수소탱크, 발생한 전기를 저장하는 고전압 배터리, 바퀴를 굴리는 모터다.

작동 원리는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와 같지만, 형태는 다르다. 차량용 엔진형 구조 대신 높이를 최소화한 '플랫형 시스템'을 새로 개발해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FCPS(Fuel Cell Power System, 연료전지 전력시스템)'라는 이름으로 지붕에 설치되는데, 트램은 넥쏘나 엑시언트(수소전기트럭)보다 필요한 출력이 훨씬 크고 정지 상태에서도 출력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연료전지 2개를 하나의 모듈로 묶고 냉각장치를 더한 구조로 설계했다.

만약 연료전지 시스템 하나가 멈추더라도 나머지 시스템이 출력을 두 배로 끌어올려 차고지까지는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 현대로템은 "적용된 연료전지와 수소탱크는 자동차에서 이미 검증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국제 규격에 따른 화염 시험과 총탄 관통 시험, 낙하 시험을 통과했고 2중·3중 보호 장치가 적용돼 있다"고 답했다.

제작 과정도 까다롭다. 무거운 장비를 지탱할 강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일반 트램과 달리 스테인리스 소재를 사용하며, 완성된 차량은 한 달 이상 하중 시험을 거쳐 변형이나 용접부 이상이 없는지 검사받는다. 차체 제작부터 완성까지 1년 넘게 걸리는데, 대부분 자동화 라인이 아닌 수작업에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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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아니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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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트램이 당장 보편적인 교통수단이 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는 자동차와 트램이 같은 도로를 함께 달리는 혼용 노선이 아직 불가능하다. 유럽과 달리 국내는 도로교통법과 철도안전법이 중복 적용돼, 당분간은 트램 전용 노선으로만 운영될 예정이다. 차량 가격이나 연료전지 단가도 대량 생산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인 방향성은 분명해 보인다. 도심 미관과 안전성, 탄소 배출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무가선 교통수단으로서 수소트램의 강점은 뚜렷하고, 유럽을 비롯한 철도 선진국들이 디젤에서 수소로의 전환을 정책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시장 자체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현대로템 역시 트램에서 쌓은 기술을 수소전기차, 수소기관차, 나아가 수소고속열차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관건은 제도 정비와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빨리 갖추느냐다.

Deep Dive Q&A

Q. 전기 트램에 굳이 수소를 쓰는 이유는 뭔가?

일반 전기 트램은 전차선에서 전력을 공급받지만, 전차선은 도심 경관을 해치고 문화재 인근에서는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수소는 자체 연료전지로 전력을 만들 수 있어 전차선이 필요 없고, 배터리·슈퍼커패시터 방식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짧은 충전으로도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Q. 수소전기트램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 철도를 수소로 대체하려는 정책이 확산되며 수소철도 시장은 매년 약 30%씩 성장하는 추세다. 다만 국내에서는 도로교통법·철도안전법 충돌로 자동차와의 혼용 노선이 아직 불가능하고, 연료전지 단가도 대량 생산 전까지는 높은 수준이라 당장 보편화되기보다는 전용 노선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Q. 연료전지와 수소탱크는 왜 트램 지붕 위에 설치되나?

트램은 바닥 높이를 지면에서 35cm로 낮춘 저상 구조라 하부에 장치를 둘 공간이 없다. 이 때문에 연료전지(FCPS)와 수소탱크 모듈을 포함한 핵심 장치가 모두 지붕 위에 배치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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