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이어갔지만, 예결위 활동 시한인 내일(30일) 처리는 힘겨울 전망입니다.
여야 간 이견으로 예산소위가 일주일 지각 가동된 데다, 어제까지 사흘간 파행하면서 아직 심의하지 못한 부처가 다수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1차 감액 심사를 마치는 것조차 빠듯한 분위기입니다.
어제 오후 재개된 예산소위는 오늘 새벽 1시 30분까지 예산 심사를 진행했으나,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예산을 놓고 여야는 건건이 대치했습니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부분은 '추후 논의'로 넘겨졌습니다.
예산소위는 오늘 오전에 다시 회의를 재개, 오후에 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심사를 이어갔습니다.
부처 가운데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예산안은 아직 손도 못 댔습니다.
여야 충돌이 예상되는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등의 예산안 심사도 남아있습니다.
또, 여야의 충돌로 심사 자체를 통째로 보류하기로 한 남북협력기금 등 통일부 예산안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칫하면 예산소위가 국회법이 정한 예결위 활동 시한까지 1차 감액심사조차 마치지 못하는 '나쁜 선례'를 국회선진화법 이후 처음으로 남길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30일까지 예산소위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예결위 의결 권한이 사라지고 12월 1일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됩니다.
결국 예년과 마찬가지로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들이 참여하는 '소소위'와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 단계로 예산안 심사가 넘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어제 예산소위의 고용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는 일자리 예산을 놓고 대치하며 여러 차례 충돌했고 파행 직전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특히 청년 취업 지원 예산을 놓고 자정을 넘겨서까지 여야 공방이 계속됐습니다.
중소·중견기업에 신규 취업하는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지원 대상자를 12만명으로 잡은 데 대해 한국당이 최소 천명이라도 줄일 것을 요구했으나, 정부·여당이 원안 유지를 고수하면서입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 여러 명이 '통일부 사례처럼 고용부 심사를 통째로 보류했다가 추후 심의하자'고 주장했지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반대하면서 해당 사업 예산은 보류해 소소위로 넘기고 남은 10개 항목에 대해선 추후 계속 심사하는 선에서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용부 차관의 답변 태도를 놓고 고성과 막말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야당의 예산 삭감 요구에 고용부 차관이 '원안 유지' 입장을 고수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차관이 결정권, 재량권이 전혀 없으니 장관이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입니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차관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니 회의낭비"라고 반발했고,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도 "차관이 1원 한 푼도 조정할 권한이 없는 게 드러나 심사가 불가능하다"고 거들었습니다.
또한 장제원 의원은 "장관을 불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고용부 차관이 물릴 건 물렸는데 왜 예산 심의를 흥정하듯이 하냐"며 고용노동부를 감쌌습니다.
이 과정에서 "차관은 허수아비", "인격 살인" 등의 대화가 오가며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또 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차관이 '오더 답변'을 한다"고 하자,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발언 취소를 요구하며 말싸움이 오갔습니다.
오늘 오전 예산소위의 교육부 예산안 심사에서도 곳곳에서 부딪혔습니다.
여야는 한국장학재단 출연 사업에서 인력증원 예산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인 끝에 재단의 내년도 인력확충 계획을 41명에서 35명으로 줄이고, 총 117억8천만원을 삭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한국당이 청년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을 막은 게 아니라 재단 사업의 실집행률을 고려하고, 재단 운영의 경비 등을 절감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국가교육위원회의 운영 지원 예산도 여야 간 격돌 끝에 보류됐습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교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부를 뛰어넘는 국가교육위가 꼭 필요하다"며 관련 예산의 정부 원안 유지를 주장했으나,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정부조직법에 근거 없는 국가 조직은 있을 수 없다"며 삭감을 요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