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 망명을 추진하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제휴지인 '데저트 선'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빈곤과 내전 등을 피해 미국에 당도하고자 고난의 행군을 마다치 않고 있다.
미국과 접경한 멕시코의 난민 시설에서 미국 망명 심사를 기다리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올해에만 이달 중순 현재 4천945명에 이른다.
지난해 2천 명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민주 콩고 출신 이민자가 3천7명으로 가장 많고, 가나와 소말리아 출신이 뒤를 잇는다.
레즈비언인 쥐스탱(34)은 단돈 20달러(2만2천 원)를 들고 동성애자를 핍박하는 조국 카메룬을 떠나 브라질로 향하는 보트에 몸을 실었다.
브라질에 도착해 고기를 포장하는 일로 1천200달러를 모은 그는 콜롬비아, 니카라과를 거쳐 4개월 만에 미국을 지척에 둔 멕시코 멕시칼리의 이민자 시설에 도착했다.
카메룬에서 브라질까지 약 7천481㎞, 브라질에서 멕시칼리까지 걷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한 8천515㎞ 등 약 1만6천㎞의 대장정 끝에 마침내 종착역을 앞뒀다.
쥐스탱은 "살해 위협을 받은 조국에서는 성적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 했지만, 미국에선 그러지 않아도 된다"면서 완전한 자유를 희망했다.
민주 콩고에서 건설노동자였던 샤를 에티엥(37)은 비교적 가까운 유럽 대신 훨씬 먼 미국을 망명지로 택했다.
유럽에 불어닥친 반이민 정서 탓이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에 능통한 에티엥은 "미국에는 흑인을 잘 대우하는 곳이 많다"면서 불확실성이 팽배한 유럽보다 미국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싶다는 꿈을 내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와 가까운 멕시코 티후아나의 수용 시설이 포화에 이르자 요즘은 바하 칼리포니아 주의 주도인 멕시칼리로 몰려드는 형편이다.
한때 미국에서 추방당한 멕시코 국민, 미국으로 향하는 중앙아메리카 국가 이민자들이 대부분이던 수용 시설에서 현재 주인은 아프리카 이민자들이다.
멕시코로 오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2011년 이래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1년 280명에서 2015년 2천 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 망명법이 입소문을 타면서 에리트레아, 가나, 소말리아, 민주 콩고 등 대다수를 이루는 아프리카 이민자의 출신 국가도 해마다 바뀐다.
2010년 대지진 후 베네수엘라와 브라질로 분산 수용된 카리브 해 섬나라 아이티 국민도 미국 망명 대열에 가세했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2005∼2014년 아프리카 출신 5만 4천 명의 망명을 승인했다.
이는 이 시기 전체 망명 승인 건수의 40%에 해당한다.
망명을 인정받는 아프리카 이민자는 미국에서 의료지원, 구직 준비, 영어 교육 등의 혜택을 누리지만, 거절당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