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시리아 난민 최고 안식처 된 이집트…수단 거쳐 불법월경 쇄도

3천600㎞ 이동해 이집트 남부 국경 넘은 뒤 난민 신청
난민 인정 시리아인은 11만 7천여 명…"불법체류자 포함시 최대 50만 명"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이집트 수도 카이로 서남부 외곽에 있는 '식스오브옥토버'의 시리아 거리 (사진=연합뉴스)

5년 넘게 내전이 진행 중인 시리아 난민들의 최고 안식처 중 하나로 이집트가 떠오르고 있다.

시리아를 떠난 이들 난민 중 일부는 아프리카 수단을 거쳐 3천600km가 넘는 긴 여정 끝에 이집트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국제난민기구(UNHCR) 이집트 지부의 타리크 아르가즈 미디어 담당관은 24일(현지시간) 카이로 도심 자말렉의 이집트지부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인들이 이집트-수단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 난민을 신청하는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가즈 담당관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수단 북부에서 이집트 남부로 월경해 UNHCR에 난민으로 등록된 시리아인들은 약 2천400명에 달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레바논 등 시리아 인접국에서 출발해 수단 수도 하르툼에 도착한 뒤 육지로 이집트 남부 국경을 넘는다고 이 담당관은 설명했다.

시리아에서 수단을 거쳐 이집트 수도 카이로까지 전체 거리를 계산하면 이들은 3천600km가 넘는 대장정 끝에 이집트 땅을 밟은 셈이다.

아르가즈 담당관은 "일부 난민 신청자를 인터뷰한 결과 시리아인들은 밀입국 브로커를 따라 수단-이집트 국경까지 간 뒤 월경해 다른 교통수단으로 수도 카이로나 남부 아스완으로 이동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광고
광고 영역

이같은 현상은 시리아인들에게 이집트가 최고의 난민 안식처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생긴 것이다.

올해 6월30일 기준으로 이집트에 난민 등록을 한 이들은 전체 18만4천966명으로 이 가운데 11만7천168명(약 63.3%)이 시리아인일 정도로 시리아 출신 난민이 절대적으로 많다.

불법 체류자까지 포함해 이집트에 머무는 전체 시리아인들은 비공식 집계상 35만~5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아르가즈 담당관은 말했다.

2013년 7월 이전에는 시리아인들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후 이집트 정부가 시리아인들에게 비자를 요구하면서 비교적 입국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수단을 거쳐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시리아인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가 시리아 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주된 이유는 언어나 문화적으로 이질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터키, 요르단 등 다른 일부 아랍권 국가와 달리 난민들이 집단으로 수용돼 사실상 갇힌 상태에서 생활하는 캠프나 난민촌도 없다.

여기에 난민으로 인정 받으면 이집트 내 주요 보건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시리아 난민 자녀도 현지 국공립 학교에 다닐 수도 있다.

이집트 정부는 2013년부터 시리아 청년들이 자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UNHCR는 상황에 따라 난민 1명당 매달 200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집트 정부가 불법 체류자들을 적극적으로 단속해 강제 송환하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다른 아랍권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난민에 관대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아랍권에서 이집트 물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이집트 카이로 외곽에 사는 한 시리아 청년은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으로 간 친구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그 나라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지내고 있지만,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한다. 직업도 구하지 못하고 사실상 이동의 자유가 없다고 들었다"며 "그런 나라에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집트에 머무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 청년은 이어 "유럽에 있는 일부 친구들은 이집트로 오고 싶어하지만 해당 국가 정부가 출국을 막고 있어 그렇게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집트에서도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 난민들이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해외 출국 시 제한이 있는 점, 법적 지위의 한계 등은 난민들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UNHCR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시리아 내전 기간 국외로 피난을 떠난 전체 시리아 난민은 480만8천229명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시리아 난민 수는 터키가 272만4천93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레바논(103만3천513명), 요르단(65만6천198명), 이라크(24만9천395명), 이집트 등의 순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