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호주 주경찰청장 "26년 전 수사 부적절" 피해가족 찾아 사과

미제인 원주민 어린이 3명 피살·실종사건…"정의 실현" 다짐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범죄가 처음 발생했을 때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자 합니다. 미안합니다."

26년 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북동쪽의 한 작은 지방도시에서 원주민 어린이 3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거나 실종된 사건에 대해 호주 경찰이 당시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앤드루 스키피오니 NSW주 경찰청장은 11일 사건이 발생한 바라빌 지역을 찾아 사건 초기 부적절한 대처로 이들 사건이 여전히 미제로 남은 데 대해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했다고 호주 언론이 12일 전했다.

스키피오니 청장은 피해자 가족 및 지역 주민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피해가족들에게 실망을 줬고 큰 슬픔에 빠지게 했다는 점을 아는 만큼 사과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스키피오니 청장은 연설 중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4차례나 반복했으며 연설 후에는 어린이들 추모비에 헌화했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전했다.

이 사건은 1990년 9월 바라빌의 같은 거리에서 16살 소녀 콜린 워커가 실종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5개월 사이에 4살 여자아이 이블린 그린업과 16살 소년 클린턴 스피디 뒤루가 차례로 같은 거리에서 사라졌다.

이블린과 클린턴은 마을 외곽의 비포장도로 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지만, 콜린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피해 어린이 가족들은 경찰이 당시 살인보다는 단순 실종이나 가출 쪽에 무게를 두면서 사건 초기 시간을 허비, 결정적인 증거를 놓쳤다며 반발해 왔다.

뒤늦게 백인 남성 제이 하트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지만, 그는 증거 부족으로 풀려났다.

광고
광고 영역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20년 이상 줄기차게 재심리를 요구하며 캠페인을 벌였고, 경찰도 뒤늦게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가족들의 재심리 요구는 NSW주 법무장관들 앞에서 번번이 막히다가 지난 5월에야 현 NSW 법무장관이 수용을 결정, 이 사건은 다시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다.

피해 어린이 가족은 뒤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스키피오니 청장의 사과를 반겼다.

숨진 이블린의 숙모 미셸 자렛은 "경찰이 잘못을 인정해 우리의 어깨와 마음에 있던 짐을 덜게 됐다"며 "우리가 그동안 거짓말을 한 게 아니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라고 눈물을 훔쳤다.

여전히 실종상태인 콜린의 자매인 폴라 크레이그는 "우리는 이 사건을 마무리 짓길 원하고 있고, 이제 법정으로 가게 됐다"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디 오스트레일리안에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