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자국의 역외 난민시설에서 어린이 등이 학대받고 있다는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와 관련, 난민들이 호주에 들어오려는 목적으로 분신 혹은 자해를 하거나 거짓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피터 더튼 호주 이민장관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미 밀항업자들에게 돈을 지불한 난민들이 어떻게든 호주에 들어오려고 이 같은 행위나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튼 장관은 난민시설을 관리하는 나우루 당국이 보도 내용을 조사할 것이고 자신도 성적 학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폭로 내용 대부분 이미 보도된 것으로 이번 폭로가 '과장된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맬콤 턴불 호주 총리도 전날 가디언의 폭로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라며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호주 내에서는 "선상 난민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정부의 난민정책이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어 진보 성향의 주요 야당 노동당마저 정부의 정책을 따르는 쪽으로 돌아선 실정이다.
가디언은 지난 9일 8천 쪽 분량의 호주 이민당국 자료를 입수했다며, 나우루 난민시설의 어린이를 포함한 난민들이 겪은 폭행, 성적 학대, 자해 등 인권 유린 사례 2천116건을 폭로했다.
이 보도가 나오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호주 정부에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난민들의 처우 개선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역외 난민시설 이외에도 호주에서는 최근 소년원 수감자나 원주민 등 취약층에 대한 인권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 북부 지역 한 소년원에서는 10대 수형자가 머리에 두건으로 씌워진 채 손목과 발목 등이 의자에 묶여 있거나, 감방 안으로 최루가스가 살포되는 등 쿠바 관타나모의 미군 수용소를 연상시키는 잔혹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턴불 총리는 소년원 내 학대 문제가 불거지자 즉각 진상조사위원회(royal commisssion) 설치를 발표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턴불 총리는 이번 난민 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기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밖에 10일에는 서호주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드러난 청소년 등 원주민 10대들을 차량으로 낯선 외곽 지역으로 데려간 뒤 "걸어서 집에 가라"며 내려놓는 학대 행위를 저질렀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교육과 취업 등에서 소외된 호주 원주민과 그들의 자녀들이 술에 의존하는 일이 잦고 덩달아 사건이나 사고에 자주 휘말려면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지속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