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의 정치개입을 보장한 개헌을 성사시킨 태국 군부 지도부가 신당 창당과 총선 참여에 관심이 없으며, 총선은 예정대로 내년에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4년 쿠데타의 주역이자 군부 서열 2위로 꼽히는 프라윗 왕수완 부총리겸 국방부장관은 전날 "국민투표 결과는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그동안 대중의 욕구에 부합하는 일을 해왔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군부는 5년간의 민정 이양기에 250명의 상원의원을 NCPO가 선발하고, 이들을 500명의 선출직 의원으로 구성된 하원의 총리선출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지난 7일 국민투표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후 일각에서는 국민투표 결과를 등에 업은 군부가 향후 새 정당을 창당해 총선에 참여하거나 2014년 쿠데타 주역인 현 군부 지도부가 총리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프라윗 부총리는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군부가 대중의 인기를 얻는 데 성공했지만 창당 및 총선참여 의지는 없다"며 "국민투표 결과는 NCPO의 승리가 아니다. 국민은 나라가 평화롭기를 바라며 정상적인 일상을 누리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프라윗 부총리는 이어 NCPO가 뽑는 상원의원이 하원의 총리 선출과정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은 선출직 의원이 아닌 아웃사이더 총리가 선출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다. 의회의 일 처리 방식이 바뀌기를 원한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이는 긍정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군부가 개헌안에 대한 국민의 의사 표현을 억제한 채 일방적인 홍보전을 해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만약 NCPO가 선의로 일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개헌안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군부는 이와 함께 개헌안을 토대로 한 헌법조문 개정 작업과 관련법 정비 등 후속절차를 내년 11월까지 마무리하고, 내년 연말에는 는 총선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부 최고지도자인 프라윳 총리는 9일 기자들의 총선일정 질문에 "오늘을 국민투표 후속조치 첫날로 설정한다면 모든 절차는 내년 11월에 끝날 것"이라며 "왜 총선이 2018년으로 밀릴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민정 이양기에 상원이 자신을 총리 후보로 선출하면 재선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왜 그걸 나한테 물어보느냐?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정당들에 물어보라"고 알쏭달쏭한 답을 내놓았다.
2014년 쿠데타 이후 태국 군사정부에 민주주의 복귀를 촉구해온 미국은 이번 국민투표 결과에 우려를 표명하고 조속한 민정복귀를 촉구했다.
엘리자베스 트뤼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치권과 국민의 의견표명을 막은 채 진행된 개헌 과정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태국 군정이 선거를 통해 구성된 민주 정부 체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가능한 빨리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라윳 총리는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국민투표에서 우리는 국제적인 기준을 지켰기 때문에 이런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