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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난민 선수단, 동정심이 폭력이 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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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우 올림픽에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난민 대표팀이 출전해 취재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프레스 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만 두 번이 열렸는데요, 난민들의 올림픽 도전기가 흉흉한 시대 공존과 화합의 장인 올림픽 무대에서 간만에 나온 훈훈한 드라마인 건 맞지만, 그들에게 쏟아지는 질문 세례와 스포트라이트가 과연 그들을 위한 것인지 우리를 위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브라질 리우 현지에서 이경원 기자가 취재파일을 남겼습니다.

기자회견 날 난민팀에 속한 열 명의 선수들에게 기자들은 끊임없이 되물었습니다. 내전은 어땠는지, 어떻게 탈출했는지, 난민촌에서의 생활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참으로 지독하게 각인시켰습니다.

결국,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가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어두운 과거에 대한 질문은 그만하고 미래에 대해 질문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선수촌 입촌식 날에도 기자들은 역시나 벌떼처럼 몰려들었고 기분이 어떤지 한마디만 해달라며 마이크를 들이댔습니다.

지금은 유명인사가 된 시리아 출신의 10대 소녀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가 그동안 왜 공식 기자회견을 제외하고 7백 차례의 언론 인터뷰를 거절했는지도 이해가 갈법했습니다.

그들의 삶의 궤적이 그 자체만으로 상품성이 있었기에 관심이 빗발쳤지만, 그들에게 퍼부어진 질문들은 계속해서 그들의 불우했던 지난날을 소환하며 그들을 불행이라는 감정선 안으로 밀어 넣었기 때문입니다.

난민 선수들은 자신들도 평범한 지구촌의 일원임을 강조했지만, 우리는 애써 그들을 구분지었고 동정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과거를 소비했습니다.

난민들의 극적인 사연도 세계는 철저히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봤고 나는 그러지 않아 다행이라며 누군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습니다.

난민 선수단은 자신들이 전 세계 난민들의 희망이라는 공적인 의무감 때문에 불편함을 억누르고 있었을 뿐 그들에게 가해지는 동정심이 마냥 편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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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팀 육상 선수인 이에크 푸르비엘은 개막 직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압박이 너무 크다며 난민이란 꼬리표를 지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난민이란 자신의 인생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말입니다.

[이에크 푸르비엘/난민올림픽팀 육상선수 : 이번 올림픽 도전은 우리의 인생을 그동안 지나온 과거의 삶으로부터 변화시켜줄 겁니다.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사절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이 끝나도 모든 것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이것이 다른 젊은이들에게도 길을 열어주는 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난민 선수단이 누군가에게는 분명 우상이지만, 세계인의 축제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올림픽의 홍보 수단으로 소모된 뒤 올림픽이 끝나면 잊혀져 버리는 그런 존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 [취재파일] 리우에서 만난 난민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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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모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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