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전이 본격화하면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딸 첼시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딸 이방카가 벌이는 '딸들의 전쟁'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 CBS뉴스와 ABC뉴스 등에 따르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무대에 나선 첼시와 이방카는 원래 부부 동반 데이트를 즐길 정도의 '절친'이었다.
그러나 대권을 놓고 다투는 두 사람의 부모가 서로를 향해 쏟아내는 말이 점차 험악해지면서 두 사람의 교류도 잠정 중단됐다.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은 몇 년 전 각자의 남편 소개로 만난 뒤 우정을 쌓아왔다.
각각 36, 34세 동년배로, 대통령과 부동산 재벌의 딸이라는 초엘리트적 배경을 갖고 있다는 점, 아버지의 섹스 스캔들이 신문 1면을 장식하는 등 대중에 적나라하게 노출된 삶을 살아온 점 등에서 비슷하다.
명문대를 나와 성공적인 경력을 다져온 일하는 여성이며, 뉴욕 맨해튼에 사는 아기 엄마라는 점도 같다.
특히 이번 대선전에서 두 사람 모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 역시 공통적이다.
여성 패션지 '코스모폴리탄' 편집장 조애나 콜스는 "이방카는 젊은 여성 유권자들에게 그녀의 아버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첼시 역시 젊은 여성 유권자들이 (어머니의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도전과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본선 경쟁 시작과 함께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게 된 두 딸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방카는 이러한 시선을 의식한 듯 지난 23일 연예 매체인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첼시와 나 사이엔 '엄청난 격렬함'이 존재하지만, 우린 여전히 친하다"면서 "우린 마땅히 부모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도 서로를 계속 존경할 것"이라고 변치 않는 우정을 강조했다.
이에 첼시도 지난 26일 "이방카를 지금도 친구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첼시는 26일 밤 '페이스북 라이브' 인터뷰에 출연해 이방카가 지난 21일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일터에서 여성권리 신장과 모성 보호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점을 부각한 데 대해 직설적으로 의구심을 드러냈다.
첼시는 이방카에게 "너의 아버지의 홈페이지에는 방금 네가 말한 영역의 정책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너의 아버지는 그와 관련해서 얘기한 것이 없는데 네 아버지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라는 것인가"라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아방카에 이어 첼시도 28일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찬조연설자로 나서 클린턴의 '어머니 이미지'를 부각할 예정이다.
첼시와 이방카의 역할은 대선이 끝난 뒤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 작가 조슈아 켄들은 28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첼시와 이방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장녀인 애나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대통령의 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자로 활동하던 애나는 1943년 37세의 나이에 백악관에 들어가 아버지의 특별 보좌관으로 활동했고, 동시에 영부인 역할도 맡았다.
루스벨트가 1944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해리 트루먼을 지명한 것도 애나의 의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와 이방카도 영부인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할 가능성 있다.
첼시의 경우 아버지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통적인 대통령 배우자의 일보다 다른 역할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고, 이방카는 새엄마인 멜라니아가 사생활을 중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이방카는 영부인 역할을 넘어 행정부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앞서 이방카가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