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근 실패로 막을 내린 쿠데타 시도에서 죽을 고비를 최소 두 차례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터키 정부 관계자는 쿠데타 발발 초기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로 향할 때 전투기 두 대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비행기에 따라붙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F-16 전투기 최소 두 대가 에르도안 대통령이 탄 비행기와 대통령을 호위하던 다른 F-16 전투기 두 대에 레이더를 고정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을 아는 한 퇴역 장교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쿠데타군이 왜 대통령기를 쏘지 않았는지는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특공대로부터 사살될 위기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쿠데타 세력의 특공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머물던 터키 서남부의 휴양도시 마르마리스의 호텔을 급습했다.
이들 정예 병력은 대통령 경호부대와 총격전을 벌였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몇 분 전에 그 자리를 떠나 화를 면했다고 정부 관리는 주장했다.
CNN 투르크는 당시 25명의 군인이 헬리콥터에서 줄을 타고 호텔로 내려와 총을 쐈다고 쿠데타 군의 구체적인 작전을 설명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 역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공격을 간신히 피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군부의 이번 쿠데타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복귀를 막지 못한 데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WSJ는 이 같은 맥락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진압한 데는 운도 따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수 서방 매체들은 무력으로 정부를 전복하겠다는 군부의 시도 자체가 이미 터키에서 시대착오적이었다는 게 더 근본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ENI엔리코마테이재단 선임 연구원인 스티븐 쿡은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터키 국민이 더는 쿠데타를 일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군부가 과거와 같은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위축됐다는 점, 에르도안 대통령이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로 적지 않은 국민에게 호소력을 지녔다는 점도 쿠데타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