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주도 연합군의 이어지는 공습으로 점령지 내 상당수가 파괴돼 주 수입원인 원유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수백 개의 임시정유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이라크 내 IS 최대 점령지인 북부 모술 인근에서 촬영된 항공 사진 판독 결과 IS는 수십여 개의 소형 임시정유소를 가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찻주전자'(teapots)로 불리기도 하는 이런 초소형 정유소는 원유를 넣고 정유하는 것으로 IS의 주 활동 무대인 시리아에서만 오랫동안 수천 개가 운영돼왔다.
그러나 피해 상태가 더 큰 이라크 유전지대에서는 최근 이런 임시정유소가 우후죽순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게 미국의 전략 정보·분석 예측 전문사인 스트랫포(STRATFOR) 소속 오마르 람라니 선임 분석가의 설명이다.
람라니는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모래뿐이었던 모술 부근의 한 유전지대 상공의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하나의 유전에서만 수백 개의 임시정유소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정유 방식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IS는 이런 방식을 통해서라도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부터 모술 등 이라크 북부 유전을 통제해온 IS는 계속되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전통적인 석유 생산이 어렵게 되고 결과적으로 수입이 줄어들자 원시적인 이런 임시정유소 운영을 통해 손실을 메꾸고 있다는 얘기다.
모술 점령 초기만 하더라도 IS는 정유소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근로자 확보와 정류된 석유를 트럭으로 터키, 시리아, 이라크 내 쿠르드족 자치 지역 등으로 수송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정상 운영을 시도했다.
이에 따라 IS의 석유 판매 수입은 한때 월평균 5천만 달러(580억 원)로 늘었다.그러나 엉성한 경영과 정유소, 주유소 및 유조차 등을 겨냥한 연합군의 끊임없는 공습으로 석유 판매 수입은 곤두박질했다고 미 정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초소형 임시정유소가 급증한 것은 지난 2014년에 비해 이라크 내 점령지를 절반가량 상실한 IS의 어려운 상황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낮은 수준의 기술을 통한 정유는 군 작전과 전기생산을 자력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IS의 상황 대처 능력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사례라고 람라니는 풀이했다.
지난 3월 현재 IS의 월평균 석유 판매 수입은 2천만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액은 이런 임시정유소에서 나온 것이라고 스태랫포는 추산했다.
임시정유소 체계도 문제가 많다.
원유를 고온에서 가열해 휘발유를 생산하는 소형 고로는 정유 과정에서 진한 검은색 연기 층을 발생시키고 동시에 지표에 많은 유독성 부산물을 남긴다.
그러나 이런 임시정유소는 워낙 많고 여러 곳에 퍼져 있어 공습이 쉽지 않다.
공습에 파괴되더라도 쉽게 복구되고 대체 비용도 싸다는 것이 정유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