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기 총리에 오를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결선에 오른 두 후보는 영국과 유럽연합(EU) 27개국이 새로운 관계를 놓고 벌일 협상을 둘러싸고 두드러진 견해차를 보인다.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은 '신중론'을 강조한 반면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은 '속전속결'을 말하고 있다.
애초 메이 장관은 EU 잔류를 지지했지만, 대표 경선에 나서면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며 영국을 EU 탈퇴로 이끌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반면 레드섬 차관은 EU 탈퇴 운동을 적극 펼쳐온 후보다.
우선 탈퇴 협상 개시 시기부터 대조적이다.
리스본 조약 50조는 EU를 떠나는 회원국이 EU 이사회에 탈퇴 의사를 통보하면 그 시점으로부터 2년 내 회원국과 27개 회원국이 탈퇴 협상을 벌이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탈퇴 의사 통보 시점에 관한 규정은 없다.
메이 후보는 "50조가 연말까지 발동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레드섬 후보는 "시급하게 이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며 탈퇴 협상을 신속히 마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드섬 캠프는 이르면 내년 봄 영국이 EU를 떠날 수 있는 '패스트트랙(fast-track)' 일정표를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사람 이동의 자유 보장과 EU 단일시장 접근과 관련해서도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메이는 두 가지 모두 중시하는 '절충'을, 레드섬은 사람 이동의 자유 보장 포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
메이는 "EU 회원국들과의 교역 능력은 우리 번영에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작동돼온 수준으로 사람 이동의 자유를 포함하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명한 위임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기업들이 EU 단일시장과 상품·서비스를 교역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유럽에서 오는 사람 수에 대한 더 많은 통제를 되찾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이민 억제를 위해 사람 이동의 자유를 부분 제한하고 단일시장 회원국 지위 일부를 유지하는 방향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비해 레드섬은 "영국을 단일시장에 묶어둬선 안 된다. 영국이 독자적으로 무역협정 협상들에 나설 수 있게 되면 영국에 열릴 세계 각국과의 기회들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일시장 지위를 포기한다는 뜻으로 비친다.
다만 레드섬 후보는 EU 회원국들이 영국에 자유무역을 허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두 후보는 이미 영국에 온 EU 이민자의 지위 보장여부에서도 분명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레드섬은 탈퇴 협상에서 이들을 "협상 카드"로 삼지 않을 것이라며 보장을 확실히 했다. 반면 메이는 보장을 제공하고 싶다면서도 그들의 지위는 협상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를 지지한 필립 해먼드 외교장관은 영국과 EU 회원국들이 "균형 있게"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 중 누가 선택되느냐에 따라 브렉시트 불확실성의 지속 기간이 달라질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