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에 심장이 없으면 몇 분도 버티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요, 최근 미국에서 한 남성이 심장이 없이 무려 555일이나 살아 화제가 됐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박병일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주인공은 미시간주에 사는 25살 라킨입니다. 여유롭게 공원을 걷고 있는데요, 사실 현재 그의 몸속에는 심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인데요, 비밀은 그가 등에 메고 있는 회색 배낭에 있습니다. 6kg짜리 휴대용 인공 심장이 들어 있는 겁니다.
그는 9살 때 친구들과 농구를 하던 중 갑자기 바닥에 쓰러진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가족성 심근증이라는 선천적인 병을 갖고 태어났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심장의 심실에 연결된 근육이 제대로 수축 이완 작용을 하지 못해 심장 밖으로 피를 원활히 내보내지 못하는, 한마디로 언제 갑작스레 심장이 멈춰 설지 모르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유전병이었기에 남동생 역시 똑같은 증상이 있었는데요, 다행히 동생은 조직이 같은 심장 기증자를 구해 심장을 이식받았지만, 라킨에게는 그런 행운이 따라주지 않아 2014년부터 병실에 누워 인공 심장 펌프에 의존하며 연명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튜브가 연결된 이 작은 가방만 짊어지면 몸 전체에 혈액을 공급해줘 병원 밖에서도 생활할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접했던 겁니다.
그는 이 장비 덕분에 장장 1년 반 동안이나 심장이 없이도 혼자서 운전이나 산책은 물론 가벼운 운동도 거뜬히 해내며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요, 지난 5월 드디어 심장 기증자를 찾아 인공 심장이 아닌 인간의 심장을 성공적으로 이식받았습니다.
[스탠 라킨/심장 이식 수혜자 : 다시 정상적인 삶이 가능해졌어요. 아무것도 추가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돼요. 여러분께 기증을 적극 장려하고 싶습니다. 장기 기증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의 이 경이로운 사연은 지난 2001년 인공 심장이 처음 개발된 이래 의학이 얼마나 비약적으로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미국에서만도 심장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심장병 환자가 4천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과학의 진보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수많은 이들에게 고루 혜택을 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