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가 자국에서 체포한 타이완인 보이스피싱(전화신용사기) 용의자들을 타이완이 아닌 중국으로 송환하겠다고 밝혀 타이완과 마찰을 빚고 있다.
21일 AFP통신과 타이완의 타이베이 타임스에 따르면 친(親) 중국 성향의 캄보디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적용해 타이완인 사기 용의자들을 중국으로 보내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이들의 신병을 인도받기 위해 중국 정부가 조만간 캄보디아에 항공기를 보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 이민국의 고위당국자인 욱 헤이셀라는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전화금융 사기를 벌이던 현장을 급습해 타이완인 21명과 중국인 14명을 체포했다"면서 "이번 주 중국이 항공기를 보내오면 해당 용의자들을 태워 보낼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캄보디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중국과 타이완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타이베이 타임스도 "타이완으로의 송환 요청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가 전날 21명의 타이완인을 중국에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타이완 정부는 캄보디아에 "일종의 납치행위"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양측 간에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30일 말레이시아 당국도 다국적 보이스피싱 사건 5건에 대한 중국과의 공조수사 과정에서 체포했던 타이완인 32명을 중국으로 송환해 타이완과 마찰을 빚었다.
아울러 타이완인이 포함된 중화권 77명은 2014년 11월부터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중국 내 일반인들을 상대로 전화 사기를 벌였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됐으며, 이후 케냐 당국은 타이완 국적자 45명을 같은 달 9일부터 차례로 중국에 송환했다.
중국당국은 전화신용사기 피해가 주로 본토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타이완인 용의자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중국당국은 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적용해 대만인에 대해서도 사법권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으나, 그보다는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새 정부를 압박하려는 뜻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만 당국은 중국에 협상단을 보내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중국당국은 양측의 공조수사와 대만인 용의자 가족의 면회 허용 등에는 동의하면서도 용의자 석방과 대만 송환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