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사실상 제2의 건강보험 역할을 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 제도를 뜯어고치기로 했습니다.
의료 쇼핑·과잉 진료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올라가고, 보험사들이 이를 이유로 보험료를 올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는 관계 기관들과 '정책협의회'를 열고 실손보험의 문제점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는 방문규 복지부 차관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재했습니다.
실손보험 문제를 차관급 회의체에서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부도 그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 항목 등을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3천200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립니다.
그러나 일부 가입자들이 무분별한 의료 쇼핑을 하고, 병원들은 실손보험 가입자들을 부추겨 과잉진료를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손해율이 높아지자 보험사들은 이를 고스란히 보험료에 반영하면서 '선량한 피해자'가 양산됐기 때문입니다.
실손보험료는 올해 들어 20%대의 높은 인상률을 보였습니다.
실손보험 가입자 가운데 보험금을 한 번이라도 청구해 받은 사람은 20%가량입니다.
2천500만 명은 보험료만 내고 보험금을 한 번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가입자와 병원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보험료가 올라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협의체는 이날 관계부처와 연구기관이 참석하는 태스크포스(TF)를 열어 올해 말까지 실손보험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의료계, 보험업계와 소비자단체 등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도 두루 수렴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