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제시한 외교정책 방향이 당내에서 여전히 찬밥 대우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수십 년간 유지해온 동맹의 틀을 뒤바꾸고 중국을 압박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구상을 놓고 정책의 실체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걸쳐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는 1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나는 트럼프의 국가안보정책에 정말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특히 "트럼프의 발언에는 일부 모순이 있다"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면서 어떻게 북한문제에 대해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이슬람국가(IS) 격퇴에 대한 트럼프의 정책을 모르겠다"며 "나는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칭찬한 것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역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도 같은날 경제전문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벽을 세우고 무슬림 입국을 금지한다는 공약에 대해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도덕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헤이든은 "트럼프는 국제이슈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이를 진지하게 다뤄나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것을 외면한다면 더 큰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인 피트 킹(뉴욕) 하원의원도 같은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 당의 대선후보 지명자인 트럼프를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국가안보 이슈에 관한 한 여전히 현실적인 의문을 품고 있다"며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앞서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제임스 베이커는 지난 12일 '미국이 세계에서 할 역할에 대한 진단'을 주제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나와 "(트럼프의 제안대로) 한국과 일본에 핵무기를 용인하면 세계 안보만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는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이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해 스스로 방어하도록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의견이 어떠냐"고 질의한데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지난 3월 공화당 대선경선을 중도 하차한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를 공식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동맹 문제를 비롯한 외교정책에 대해 여전히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