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최루탄 연기가 거리를 뒤덮습니다.
강력한 물대포가 비무장 상태의 시위대를 향해 쏟아집니다.
반정부 성향의 언론사에 잇따라 법정관리가 내려지자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겁니다.
터키 내 최대 판매 부수를 자랑하던 자만 신문사도 법정관리에 포함됐는데 터키 법원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무스타파 칼리산/시위자 : 세상에 이런 독재를 본 적이 있었나요? 히틀러가 있던 때도 일어나지 않은 일입니다.]
논란의 중심엔 14년간 장기 집권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있습니다.
에르도안은 12년의 총리 재직기간 부패 의혹이 끊이질 않았지만, 경제 발전을 이끈 덕분에 2년 전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이슬람 보수주의를 바탕으로 한 권위주의 통치로 '21세기의 술탄'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습니다.
권력 강화를 위해 현재의 내각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레제프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 대통령제는 제 개인 욕심이 아닙니다. 터키는 오랜 경험을 통해 대통령제와 헌법 개정의 필요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에르도안은 무차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비판 세력에 철퇴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터키 정보기관의 무기 밀매 의혹을 보도한 언론인은 국가 기밀 누설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최근 1년 반 사이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된 사람만 2천 명에 육박합니다.
반정부 인사와 언론인은 물론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와 축구선수, 모델에 13살 소년까지 포함됐습니다.
에르도안은 지난달엔 자신을 노골적으로 풍자한 독일 코미디언을 처벌해줄 것을 독일 정부에 요구까지 했습니다.
[오르한 파묵/노벨문학상 수상 터키 작가 : 국민을 겁주고 정부를 두려워하게 만들어 아무도 정부를 비난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술책입니다.]
터키는 유럽 난민을 되돌려받는 조건으로 EU 가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U는 터키의 언론 탄압과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며 가입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한때 성공한 이슬람 민주주의의 모델로 평가받던 터키가 에르도안의 등장으로 언론 자유 후진국으로 퇴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