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유명대학의 문호를 빈곤계층과 소수 인종 계층으로 넓히는 내용의 대학개혁안을 마련한 가운데 일부 대학에서 개혁안이 자칫 대학의 학문 기준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16일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인 옥스퍼드대 총장인 크리스 패튼 경은 조 존슨 대학·과학 담당 부장관이 마련, 이날 공표한 대학개혁안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충분한 교육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있는 대학 측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고교교육의 일부 미비함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의 학문 기준을 낮춰야 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거 보수당 정부 각료와 BBC 방송 이사장을 지낸 패튼 총장은 정부의 개혁안의 주장들이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하면서 대학들은 이미 장학제도 등 사회적 통합을 위한 방안들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학에 대한 쿼터제 운용 구상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표명하면서 쿼터제는 낮은 수준을 의미하며 가장 높은 입학 기준을 유지하면서 쿼터제를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영국 보수당 정부는 앞서 옥스퍼드와 같은 엘리트 대학들이 '덜 부유하고 비(非) 백인계층의' 학생들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대학개혁안에 따르면 모든 대학은 신입생의 성별, 인종별, 사회경제적 배경과 이에 따른 입학 사정률을 공개하게 돼 있다.
또 최고의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최고 대학에 6배나 많은 비율로 진학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대학교육에 자유시장 철학을 도입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대학별 강의의 질을 평가해 이를 등록금에 반영토록 하고 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대학은 등록금을 인플레율에 따라 인상할 수 있으나 기준 미달 대학은 신입생 등록금을 삭감해야 한다.
이 밖에 하버드나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외국의 유명대학들이 영국 내 강좌를 개설해 학위를 수여할 수 있도록 하고,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IT 업체들이 특정 부분의 부족한 기술을 충당하기 위한 자체 대학을 영국에 개설해 역시 학위를 수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대학별로 졸업생들의 취업률과 평균 소득,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강의실에서 보내는 시간, 수강과목을 용이하게 변경할 수 있는지 등을 공개해야 한다.
존슨 부장관은 새로운 대학개혁안에 대해 사회적 이동성과 기회를 확대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개혁안을 '투명성의 혁명'이라고 지칭했다.
영국 정부 소식통은 개혁안이 학계 일부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정부의 입법화에 앞서 현재 기술적 협의 등 숙려 기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