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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히로시마시장 "한국인 피폭자는 '이중 희생자'…日도 책임"

"오바마, 한인위령비 헌화한다면 '핵=인류의 문제' 명확히하는 것"
"각국과 사이좋게 지냄이 평화 근원"…"한일화해위해 역사인식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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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피폭자는 미국이 떨어뜨린 원폭의 희생자이자,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희생자인 '이중의 희생자'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위령비에 헌화한다면 핵 피해가 일·미간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문제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히라오카 다카시(平岡敬·88) 전(前) 일본 히로시마(廣島) 시장은 1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결정(27일)과 관련해 히로시마 시내 한 호텔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1∼1999년 시장을 역임한 히라오카는 재임기간인 1997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있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1999년 이설)를 평화공원 안으로 옮기도록 결정한 장본인이다.

히라오카 전 시장은 약 2만명에 달하는 히로시마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에 대해 "미국 뿐 아니라 일본에도 책임이 있다"며 "징용 노동자로 (히로시마에) 끌려 온 사람도 있고 자발적으로 왔다고 해도 식민지 지배로 인해 생활이 어렵게 됐기 때문에 온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나쁜 일을 해서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는게 미국의 주장이지만 그곳에 조선 민족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것은 핵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연결된다"며 "피해자가 일본인 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오바마가)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히라오카는 오바마가 히로시마에서 사죄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유감을 표한 뒤 그가 히로시마에서 발표할 메시지에 담겨야 할 내용에 대해 "원폭 투하가 잘못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핵무기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라오카는 한국인 위령비를 평화공원 안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데는 신문 기자 시절이었던 1960년대 한국을 방문해 피폭자들을 취재한 경험이 영향을 줬다고 소개한 뒤 "당시(1960년대)만 해도 피폭자는 모두 일본인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일본의 평화운동 단체들도 한국인 피폭자 문제를 좀처럼 건드리지 않았다"며 "저널리즘은 약한 사람의 옆에 서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인 피폭자들을 취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평화공원 안으로 한국인 위령비를 이전하기로 결정하기 앞서 우익의 반발이 강했고, '왜 남한 쪽 희생자 위령비만 공원 내로 들이는가'라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측의 반발도 있었다고 소개한 뒤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히라오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개헌 행보와 집단 자위권을 용인한 안보 정책에 대해 "아베 총리는 힘에 의한 평화를 믿는다"며 "히로시마가 호소하는 평화는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히로시마가 추구하는 평화는 대화와 상호 이해를 통한 것"이라며 "각국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평화의 근원인데 아베 총리는 그런 정책을 취하지 않고 있다"며 "특정 국가를 적대시하고 가상의 적으로 삼는 것은 가장 나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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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오카는 한일간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역사인식"을 꼽았다.

그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가 (전세계) 다른 식민지와 다른 부분은 경제적 수탈 뿐 아니라 문화를 말살하려 한 것"이라며 "반성해야 하며, 역사인식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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