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양의 생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보쉰 사진 캡처)
중국의 환경경제전문가가 경찰 조사 도중 갑자기 숨지면서 인권 침해 의혹이 제기됐다.
인터넷에서도 비판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중국 매체들을 인용해 중국순환경제협회 직원 레이양(雷洋·29)이 지난 7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돌연사했다고 11일 보도했다.
베이징(北京) 창핑(昌平)구 공안국은 레이가 성매수 혐의로 연행돼 조사받던 도중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 응급조처를 받았으나 심장병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관내 안마업소에서 매춘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곳을 급습해 혐의자 6명을 연행했으며, 이중 한 명인 레이가 도주를 시도해 강제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가 이 업소에서 200위안(약 3만5천원)을 지불하고 성매매를 한 증거를 확보했으며 그 외에도 5명이 체포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속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레이의 가족과 친구들은 의혹을 표시하며 진상 규명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들에 따르면 레이는 사건 당일 밤 태어난 지 2주된 딸의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친척을 마중하려고 공항으로 가던 길이었다.
가족들은 이날 밤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레이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으나 불통이다가 갑자기 한 사람이 레이의 휴대전화를 받고 파출소라면서 레이가 심장병으로 숨졌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숨진 레이의 머리에 상처들이 있었고, 입가에도 혈흔이 보였다고 주장했다.
레이의 상처들은 깨끗이 씻긴 흔적이 역력했고 옷과 유품이 없었으며, 휴대전화에는 최근 1주일간의 기록이 삭제돼 있었다는 것이다.
아내 우(吳)모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남편이 성매매를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경찰의 법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경제매체 차이신왕(財新網)은 10일 다수의 목격자를 인용해 레이가 사건 당일 밤 "살려 달라"고 외치면서 달아나고 있었고, 평복 차림의 남자들이 그를 뒤쫓고 있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 사이에서는 도망을 가던 레이를 경찰관들이 쫓아가 얼굴을 발로 밟고 구타하는 장면을 봤다는 목격담이 나오는가 하면 그가 경찰차에 오를 때 이미 혼자 탈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레이의 친구들이 이번 사안에 대한 의혹을 인터넷에 올리자 경찰의 과잉 진압과 인권 침해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빗발쳤다.
중국에서는 경찰의 과도한 총기사용과 폭력적 법 집행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대중들이 공권력을 불신하는 풍조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둥(廣東) 성 변호사 우쿠이밍(吳魁明)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이런 의문사는 흔히 발생한다"면서 "이는 공권력의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 경찰은 검찰 감독하에 제3자 기관에서의 부검을 통해 레이의 사인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레이양은 후난(湖南)성 리현 출신으로 베이징의 명문 인민대학(人民大學) 환경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환경 관련 엘리트다.
그는 2009년 대학원 졸업후 중국순환경제협회에 입사해 환경경제와 순환경제에 관한 업무를 해왔으며 환경 전문지에도 논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