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가 된 도널드 트럼프의 본선 대결이 매우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조사를 보면 여성과 젊은층, 무당파, 히스패닉 등 주요 투표층에 광범위한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비해 그를 '언더독'(underdog·약자)으로 떨어뜨렸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가 주별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해 대선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2012년 버락 오바마가 승리했던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선거마다 승리정당이 자주 바뀌는 주)인 오하이오 주를 비롯한 10곳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선 본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멕시코가 강간범과 형사범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고 비난하며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쌓자고 주장해온 그가 갑자기 히스패닉의 마음을 사로잡을 묘수는 없어 보인다.
이제부터는 '히스패닉의 반격'이 트럼프를 벼랑 끝으로 몰지 모른다.
실제 여론조사기관인 '라티노 디씨즌스'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에 대한 히스패닉의 호감도는 9%에 그쳤다.
비호감도는 무려 87%.
이 추세라면 트럼프는 백인표의 65%를 얻어야 대권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백인의 이런 몰표를 얻은 경우는 1984년 로널드 레이건이 거의 유일하다.
◇ 오하이오(선거인단 18명)와 버지니아(13명)
대표적 스윙스테이트인 오하이오는 트럼프에게 우호적 환경이다.
자유무역에 대한 그의 반대가 먹힐 수 있는 지역이어서다.
오하이오에서는 1990년대 초 이래 제조업 일자리가 30만 개나 줄었다.
거기에 더해 2012년 대선 당시를 기준으로 히스패닉 인구도 3%에 불과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2%포인트 이겼다.
특히 오하이오 주의 대학 학사학위 소지자 순위는 전국 37위.
25세 이상 성인 가운데 26.6%만이 대학을 졸업했다.
트럼프가 경선 레이스에서 저학력 백인 노동자층에서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오하이오 주는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버니지아는 오하이오처럼 공업지대는 아니지만, 히스패닉 인구가 5%로 적다.
학사학위 소지자는 7위, 흑인은 20%의 분포로 높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 전 겨우 3%포인트를 이겼다.
◇ 펜실베이니아(20명)와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대선판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대표적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지역들이다.
이들 3곳 중 2곳에서 승리하면 백악관행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공화당이 1984년 이래 위스콘신, 1988년 이래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을 이긴 적이 없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은 오하이오와 함께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여서 일자리 보호 등을 위한 '보호무역'을 내세운 트럼프가 선전할 수 있는 곳이다.
백인노동자들의 몰표를 끌어내야 한다.
오바마는 미시간에서 4년 전 10%포인트를 이겼다.
최근 NBC방송/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게 15%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콘신은 민주당과 노조의 뿌리가 깊은 지역이다.
백인이 86%.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가 4년 전 백인들 사이에서 51%대 48%로 이겼지만, 전체적으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6%포인트 앞섰다.
◇ 플로리다(29명)
트럼프가 공업지대인 중서부에서 이렇다 할 침투를 못 하면 플로리다에서 상황을 바꿔야 한다.
가장 큰 장애물은 4년전 기준 17%에 달하는 히스패닉 인구.
이 비율은 올해 더 늘었다고 한다.
한때 쿠바 망명자들이 공화당을 강하게 지지했지만 젊은 히스패닉들은 민주당 성향이 강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4년 전 히스패닉 사이에서 60%대 39%로 승리했다.
전체적으로는 1%포인트 이겼다.
트럼프가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면 플로리다는 해볼 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플로리다는 트럼프의 고향인 뉴욕의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는 점도 그에게 유리한 요소다.
◇ 아이오와(6명)와 뉴햄프셔(4명)
선거가 팽팽하다면 이들 주의 승부가 중요해진다.
이들 2개 주는 백인 인구가 93%.
트럼프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 졌지만, 뉴햄프셔에서는 압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 전 2개 주에서 모두 6%포인트 이겼다.
이들 2개 주는 공화당과는 인연이 다소 멀다.
지난 4차례의 대선 가운데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 2000년 뉴햄프셔, 2004년 아이오와에서 승리한 게 전부다.
◇ 콜로라도(9명)와 네바다(6명)
네바다는 히스패닉 인구가 19%에 달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전 이 주에서 5%포인트 이겼다.
콜로라도도 히스패닉 인구가 14% 수준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스패닉의 4분의 3을 쓸어담았다.
콜로라도는 성인 38%가 학사학위를 소지하는 등 대학 졸업자의 비율이 3위다.
◇ 트럼프 여성·젊은층·무당파·히스패닉 역대급 비호감
유력 정치 분석전문 기관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Cook Political Report)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매우 취약한 것은 여전하지만, 여성과 젊은층, 무당파, 히스패닉에서 트럼프의 광범위한 역대급 비인기가 그를 11월 선거에서 약자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콜로라도와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위스콘신을 모두 '가능성 반반'에서 민주당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미주리와 인디애나 주는 공화당이 '탄탄'하다는 전망에서 '가능성 있는'으로 낮췄다.
뉴멕시코는 민주당이 '탄탄'한 것으로, 노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으로 '기울어진'에서 '가능성 반반'으로 각각 바꿨다.
애리조나와 조지아는 공화당이 '가능성 있는'에서 공화당으로 '기울어진'으로 바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