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구체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 총재는 4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앙은행의 원칙 2가지를 제시했습니다.
발권력을 동원하려면 국민이 납득할만한 타당성이 필요하고 지원금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한 출자보다 회수를 전제한 대출 방식이 중앙은행의 원칙에 부합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구조조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원론적 입장에서 한 발짝 나아가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이 총재는 출자 방식을 배제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정부와 시각차를 나타낸 것이어서 양측의 협의 과정에서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있습니다.
이 총재는 간담회에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한 한은의 출자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대출 등의 다른 구조조정 지원 방식보다 지원한 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섭니다.
또 이 총재는 한국은행법상 확실한 담보가 있을 때 발권력을 동원할 수 있고 한은이 정부가 보증한 채권만 매입할 수 있는 것도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의 이런 언급은 발권력을 특정 기업 등에 남용하면 특혜 시비가 불거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총재는 발권력 동원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한은의 기존 입장도 고수했습니다.
한은이 손실을 보면서까지 국책은행에 출자하려면 적어도 국민이 공감하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게 이 총재의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