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리아 피트와 파트너 마이클 호스킨(사진 출처: 투리아 트위터)
어둠이 까맣게 내려앉은 1일 밤 오후 8시께 호주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390㎞ 떨어진 포트 맥쿼리의 철인 3종 경기 달리기 결승점에서는 관중의 환호와 아낌없는 박수가 터졌다.
28살의 여성 투리아 피트가 5년 전에 예고 없이 닥친 불행을 극복하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인한 사람만이 도전할 수 있는 철인 경기 생애 첫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올림픽 등 정규 육상의 3종 경기는 수영 1천500m, 사이클 40㎞, 달리기 10㎞ 구간이지만, 이날 대회는 수영 3.5㎞, 사이클 180㎞, 달리기 42.2㎞로 말 그대로 '철인'(Iron)을 가리는 경기다.
피트는 도착 후 "병원에 있을 때 다시는 달릴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나는 언젠가는 철인경기에 꼭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고 호주 언론은 2일 보도했다.
피트는 2011년만 하더라도 전체 몸의 65% 이상이 화상을 입어 생존마저 자신할 수 없는 어려운 사정에 있었다.
그해 서호주 킴벌리 지역에서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하던 중 들불에 휩싸여 큰 화상을 입었고 오른쪽 손가락들을 모두 잃었다.
864일을 입원하고 2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았지만, 얼굴과 몸에는 흉한 화상 자국이 여전하다.
하지만 피트는 부상에 굴하지 않고, 또한 젊은 여성으로서 남에게 드러내기 꺼릴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당당히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재활에 나섰다.
피트는 이번 도전에 앞서 "화상을 입기 전보다 더 강하고 더 건강해졌으며 더 빨라졌다는 것을 입증하겠다"며 자기 뒤에는 배우자 등 가족, 의료진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피트는 약 1천500명의 참가자와 함께 이른 아침 시작한 경기에서 수영 3.5㎞를 1시간 16분에, 사이클 180㎞를 7시간 13분에, 달리기 42.195㎞를 4시간 55분에 완주했다.
총 13시간 24분 41초가 소요됐다.
경기 전 대회 관계자들은 피트가 이번 도전을 마치는 데 14시간 30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시간 이상 앞당겼다.
피트의 파트너로 결승점 도착 모습을 지켜본 마이클 호스킨은 "그녀는 5년 전에는 걸을 수조차 없었다"며 피트가 "인간의 불굴의 정신"을 보여줬다고 감격을 표시했다.
피트는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이면 "누군가는 포기하고, 누군가는 더 알찬 삶을 살 것"이라며 현재 자신의 삶의 질이 화상을 입기 전보다 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피트는 이번 도전에 나서면서 6만 호주달러(5천200만원)를 모금, 개발도상국의 선천성 기형이나 화상 및 교통사고로 인한 후천성 상해 환자를 지원하는 자선단체인 인터플래스트(Interplast)에 기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합뉴스)